•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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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HOCK FULL ME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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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지샥의 진화

지샥은 카시오 최고의 시계 브랜드다. 수없이 많은 컬렉션 중에서도 모델 넘버 5000번 시리즈는 지샥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1983년 등장한 지샥의 첫 번째 제품도 DW-5000C-1A며,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 아이스하키 퍽 대신 지샥 헤드를 사용한 광고로 전 세계에 브랜드를 강렬히 각인시킨 제품 역시 DW-5200C-1이다. 1994년 영화 <스피드>에서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착용하며 지금까지도 복각판이 ‘스피드’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제품 역시 5000번의 후예다. 지금은 5000의 외형을 그대로 이어받고 내부 케이스 소재와 구조를 간략화 한 5600이 대세를 이루지만, 여전히 중요한 한정 모델에는 5000번을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레진 케이스가 덧씌워진 5000 시리즈가 자주 받는 오해는 플라스틱 시계라는 평가 절하다. 하지만 그 본체는 견고한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에 스크루 다운 케이스백이다. 때문에 애호가는 고급 소재와 높은 디테일의 5000번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겉모습으로는 구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스러운 포인트로도 인기다. 5000은 첫 등장 이후 기능적으로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사실 외장 파트는 큰 변화가 없었다. 표면 재질이 특별한 레진을 적용하거나 케이스백 보호를 위한 DLC 코팅은 있었지만 근본적인 소재 변화나 디자인 교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지샥 35주년을 맞이해 드디어 진화라고 칭할 수 있는 신제품이 등장했다. 바로 레진 커버 대신 풀 메탈 커버와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GMW-B5000이다. 효과적인 충격 흡수를 위해 여전히 메인 케이스와 이를 감싸는 커버로 이뤄진 이중 구조는 유지했다. 두 개 모두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했고 중간에 충격 흡수를 위해 파인 레진을 넣었다. 때문에 내부 메인 케이스도 기존 5000 모델과 완전히 다른 형태로 새로 제작해야 했다. 네모난 액정 때문에 5000은 일명 스퀘어 모델이라고도 하는데 사실 베젤은 팔각이고 케이스에도 상당히 많은 단면과 디테일이 있다. 그만큼 가공에 많은 시간과 수고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상상만으로도 번거로울, 새로운 생산 공정을 투자한 풀 메탈 5000의 등장은 기존 모델의 역사적인 인기와 성공을 말해준다.


Ref. GMW-B5000D-1DR(실버), GMW-B5000TFG-9DR(골드)
기능 시·분·초, 날짜, 요일, 터프솔라, 전파수신, 블루투스 커넥티드, LED 라이트, 스톱워치, 알람, 오토캘린더
무브먼트 쿼츠
케이스 49.3×43.2mm, 스테인리스스틸, 200m 방수
가격 63만원(실버), 72만원(골드) 




 

디자인과 케이스 피니싱

지샥은 대부분의 모델이 레진 커버가 기본이라 그동안 피니싱에 대해 크게 다룰 필요가 없었지만 GMW-B5000은 메인 케이스와 커버, 브레이슬릿까지 모두 스테인리스스틸이기에 마감이 매우 중요해졌다. 물론 기존 MR-G 컬렉션이나 프로페셔널 모델을 통해 카시오가 금속 피니싱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일반적인 시계와 달리 글라스는 내부 케이스에 장착되어 있으며 외부 커버는 베젤과 미들 케이스 부분이 한 몸으로 만들어졌다. 베젤 전면부는 헤어라인 가공으로 금속의 질감을 극대화했다. 브레이슬릿 역시 대부분 헤어라인 피니싱이지만 베젤처럼 극적인 느낌은 아니다. 미들 케이스 부분은 모두 미러 폴리싱으로 굉장히 화려하다. 케이스 옆면과 러그 부분에 터프한 이미지를 위해 디자인적으로 파인 곳이 많은데 이런 어려운 부분의 모서리까지 모두 꼼꼼하게 마감했다. 상당히 공을 들인 케이스라는 것이 느껴지며 가격까지 고려하면 피니싱 면에서는 기계식 시계의 엔트리 모델과도 경쟁력이 충분하다. 


액정 주변은 강인함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벽돌무늬를 넣었다. 또한 그동안 약간씩 컬러 포인트를 넣었던 것에 비해 전체적으로 무채색 톤으로 통일한 모습이 멋지다. 게다가 벽돌 무늬 위에 글씨가 떠 있는 입체적인 모습의 인쇄 품질도 훌륭하다. 사실 이 부분은 단순 디자인 데커레이션보다 더 중요한 역할이 있다. 바로 빛으로 전지를 충전하는 터프솔라 패널이 이 부분이며 심지어 벽돌 무늬는 들어오는 빛을 분산시켜 효율을 더 높여주는 기능까지 한다. 브레이슬릿은 대부분 헤어라인 피니싱으로 시계가 너무 튀어 보이는 것을 막았다. 모서리 부분과 마디 사이는 미러 폴리싱으로 마감해 디테일을 살렸는데, 다만 마디 사이의 유격이 눈에 띄는 편이고 마디 겉면 오목하게 파인 곳의 마감이 일정치 않아 보인다. 때문에 거의 완벽해 보이는 시계 헤드에 비해 브레이슬릿은 완성도가 약간 떨어진다. 이는 접사로 볼 때나 확인 가능한 사항이며 손목에 착용하고 시계를 봤을 때 문제되는 점은 아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GMW-B5000의 가격은 63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사실 스위스의 워치메이커도 일정 레벨 이상의 브랜드만이 시계 헤드와 브레이슬릿의 마감 수준이 비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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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의 충격 실험 결과 풀 메탈 모델은 무거운 무게 때문에 기존 제품에 비해 받는 충격은 커졌지만 지샥의 평가 기준은 넘었다고 한다. 사실 분해도로 추정컨대 기존 모델 수준의 충격 흡수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외부 커버가 완충 역할을 하는 레진 덕분에 내부 케이스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지 않은 플로팅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속 특성상 접촉으로 발생하는 흠집까지는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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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슬릿 각 마디 연결은 보기 드문 스프링 바 형식이다. 보통 스트랩과 케이스를 연결하는 방식인데 덕분에 브레이슬릿 측면 홀을 도구로 눌러주기만 하면 사용자가 직접 길이를 조정하기에 용이하다. 또한 브레이슬릿과 케이스 연결은 두꺼운 금속 봉을 넣고 양 끝을 나사로 조립하는 방식을 사용해 파손에 대한 우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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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은 블랙 DLC 코팅이다. 덕분에 시계 전체가 은빛으로 통일된 것보다 실버 앤 블랙으로 상당히 좋은 컬러 조합이다. 게다가 DLC 코팅은 표면경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의외로 흠집이 잘 생기는 케이스백의 보호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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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기능
이제야 메탈 커버가 등장한 케이스와 달리 내부 모듈은 35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1983년 첫 모델 등장 이후 같은 해 영하 30℃까지 견디는 모듈을 개발했고, 1996년 EL 백라이트, 2002년 빛으로 전지를 충전하는 터프솔라, 2005년 표준전파를 수신해 시간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전파수신, 2012년에는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시계 조작이 가능한 기능까지 추가됐다. GMW-B5000은 당연히 모든 기능이 들어 있는 최신 모듈이다.


전자시계라는 쉬운 말로 이해하기엔 그 작은 공간 안에 외부 신호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다양한 기능을 실현한 것이 꽤 놀랍다. 많은 모델에 기본으로 탑재하기 시작한 터프솔라와 전파수신은 실생활에서 가장 유용하고 편리한 기능인데 카시오를 제외한 브랜드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특히 전력 소모에 대한 걱정이 없는 터프솔라 기능은 독보적이다. 100% 충전하면 추가적인 충전 없이도 약 10개월, 어두운 곳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화면이 꺼지는 파워 세이브 모드로는 약 22개월을 버틸 수 있다. 물론 요즘 센서를 탑재한 프로페셔널 모델의 기능이 워낙 뛰어나 상대적으로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지샥에서 제일 소형인 5000 모델에 너무 과한 기대다. 액정 역시 더 선명하고 넓은 시야각을 가진 STN(Super Twisted Nematic) LCD를 탑재했다. 기존 TN 방식에 비해 누가 봐도 확연히 깨끗한 화면임을 인지할 수 있다. 고휘도 LED 라이트를 탑재해 어둠 속에서도 시간을 보는 데 문제가 없으며, 어두운 곳에서 시계를 기울이면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는 풀 오토 라이트 기능도 있다. 특히 버튼을 누르면 즉시 최고 밝기로 켜지는 기존 라이트와 달리 자연스럽게 서서히 밝아지고 어두워지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블루투스 커넥티드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G-SHOCK CONNECTED’로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해외 약 300개의 도시가 등록되어 현지시간을 곧바로 조정할 수도 있고 간단한 시계 설정, 리마인더, 시간과 장소를 로그 기록으로 남길 수도 있다. 또한 일정 거리 내에서는 스마트폰을 찾는 것도 가능하다. 



​(왼쪽부터) GMW-B5000 분해도와 완제품, 지샥 퍼스트 모델 DW-5000C-1A, 마지막 공 모양의 시계는 지샥의 개발자 이베 키쿠오가 원하는 만큼 충격 흡수가 가능하도록 제작한 시계 샘플이다. 연구소에서는 지샥의 조상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바탕으로 DW-5000C-1A를 개발했다. 참고로 모델명으로 시계의 대략적인 특징과 기능을 알 수 있다. GMW-B5000에서 G는 G-SHOCK인데 일반적으로 터프솔라 모델에 붙는다. M은 Metel, W는 Wave로 전파수신,B는 Bluetooth로 스마트폰 링크를 뜻한다.


지샥의 새로운 미래
예전 카시오 시계사업부 대표 마츠다 전무와의 인터뷰에서 지샥은 당분간 아날로그 핸즈를 가진 모델을 전략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지샥을 고급 시계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실제로 높은 성장을 이뤄 이는 성공한 전략이었다. 다만 최근 몇 년 엄청난 기능의 프로페셔널 모델과 새로운 디자인의 컬렉션이 많이 등장하며 디지털 액정에 향수를 가진 올드 지샥 마니아는 조금 서운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 바젤월드에서 지샥은 GMWB5000 시리즈와 클래식 모델을 대거 쏟아내며 그들의 전통, 미래와 절묘한 균형을 이뤘다. 특히 지샥 마니아는 GMW-B5000의 등장에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35년간 브랜드의 핵심 모델로 활약한 라인업의 진화이기 때문이다. 소재 특성상 레진에 큰 거부감을 가진 시계 애호가에게도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가 될 모델이다. 기계식 시계 이외에 관심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금속 마감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GMW-B5000 발매가 반갑다. 물론​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우선 스테인리스스틸이 레진보다 고급 소재인 것은 맞다. 하지만 레진 특유의 질감, 다양한 컬러, 비교할 수 없이 가벼운 무게와 비용으로 사람들이 기존 제품과 비교해 풀 메탈 버전을 반드시 더 선호할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분명한 수요가 있고, 카시오는 이 어려운 애호가의 니즈를 충족시켰다는 사실이다. 지샥 애호가는 기존 클래식 모델 모습 그대로 등장한 풀 메탈 컬렉션이 그동안 봐온 어떤 신제품보다 가슴이 설렌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실제로 한국보다 한발 먼저 발매한 일본에서는 한정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구할 수 없어 프리미엄이 발생한 상태다. 한정판인 골드 컬러 GMW-B5000TFG 모델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한국은 4월 20일 이태원 플래그십 매장에서 단독으로 선판매를 시작했는데 새벽부터 구매를 위한 행렬이 생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물론 제품은 당일 곧바로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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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전체 무게는 167g으로 일반적인 브레이슬릿 다이버워치와 비슷하다. 다만 기존 레진 커버 GW-5000의 무게가 73.8g으로 워낙 가볍기 때문에 지샥을 이미 착용했던 유저라면 상당히 무겁게 느낄 수 있다. 미네랄 글라스의 채용은 아쉽지만 팔각 형태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제조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GMW-B5000은 보급형 가격대로 풀 메탈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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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W-B5000TFG는 35주년 기념 한정판이다. 특별함을 위해 PVD 코팅 방식 중 하나인 이온 플레이팅(Ion plating)으로 골드 컬러를 입혔다. 일반적인 진공 증착식 PVD 코팅에 비해 막의 밀착성이 높은 편이라 가벼운 스크래치 방지 효과는 꽤 클 것이다. 케이스백에는 35주년 로고가 새겨져 있고 박스 패키지도 조금 다른 모습이다. 그 외의 스펙은 실버 컬러 GMWB5000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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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지샥 02-378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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