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IWC 샤프하우젠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150주년 에디션

시대와 함께 진화를 거듭해온 포르투기저. 작년에는 브랜드 창립 150주년 기념 모델이 탄생했다. 대양을 닮은 깊고 푸른 다이얼은 IWC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만큼 인상적이다. 게다가 인하우스 무브먼트와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일반 모델과 확실한 차별점을 뒀다.

내용



스펙


IWC SCHAFFHAUSEN PORTUGIESER CHRONOGRAPH EDITION “150 YEARS”

IWC 샤프하우젠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150주년 에디션


제조사 IWC 샤프하우젠(IWC Schaffhausen)

소재지 스위스 CH-8200 샤프하우젠 바움가르텐슈트라세15(Baumgartenstrasse 15, Ch-8200 Schaffhausen)

제품 번호 IW371601

기능 시·분, 스몰세컨드, 30분 카운터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매뉴팩처 칼리버 69355, 셀프와인딩, 28,800vph, 27스톤, 스톱 세컨드, 칼럼 휠, 잉카블록 충격 보호 장치, 레귤레이터와 편심 스크루를 통한 미세 조정, 46시간 파워리저브, 지름 30mm, 두께 7.9mm

케이스 스테인리스스틸, 양면 무반사 코팅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 30m 방수

스트랩과 버클 악어가죽 스트랩, 스테인리스스틸 폴딩 버클

사이즈 지름 41mm, 두께 13.1mm, 무게 92g

가격 1050만원(2000개 한정)


작동 안정성 테스트(하루 중 편차 초/24시간)

크로노그래프 미작동 시 / 크로노그래프 작동 시

다이얼 위 +6 / +5

다이얼 아래 +4 / +2

크라운 위 +4 / +1

크라운 아래 +2 / +5

크라운 왼쪽 +5 / +4

크라운 오른쪽 +2 / +2

최대 작동 편차 4 / 4

평균 오차 +3.8 / +3.2


평균 진동각

수평 포지션 300° / 269°

수직 포지션 279° / 249°


장점

고전적 스타일

우수한 가공 수준

적절한 가격 설정


단점

다소 딱딱한 스트랩



2018년 초, IWC는 1998년 이후로 계속 제작해온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신제품을 창립 150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과 일반 모델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무브먼트에 있다. 일반 모델은 밸주 무브먼트를 개량한 칼리버 79350을 사용했지만, 150주년 기념 모델은 칼리버 69000 계열의 신형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그러면서 솔리드 케이스백을 글라스백으로 변경하고, 인덱스는 아플리케 방식으로 붙인 일반 모델과 달리 래커를 여러 겹 도포해 만들었다. 그 외에는 일반 모델과 기념 모델이 그리 차이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포르투기저는 오랜 기간에 걸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IWC의 베스트셀러 컬렉션이다. 1939년 발매 당시에는 이 정도로 롱 셀러가 되리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포르투기저의 역사는 두 명의 포르투갈 출신 상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은 해군장교용으로 마린 크로노미터 수준의 정밀도를 지닌 대형 손목시계를 요청했고, IWC는 지름 38mm 이상의 회중시계 무브먼트인 74H4를 지름 41.5mm의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에 담아 응답했다. 이렇게 완성된 시계는 6시 방향에 레일웨이 트랙의 스몰세컨드를 지닌 핸드와인딩 방식에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적용한 간결한 디자인이었다. 

그 후 시대가 변화하며 남자들이 가능한 한 크기가 작은 손목시계를 착용하게 되자, 거대한 초기 포르투기저는 수백여 개만 만들어진 후 1980년대에 단종되었다. 포르투기저가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 시기는 1993년부터, 시계에 대한 순수주의가 무르익어가던 때였다. 그해 IWC는 창업 125주년을 기념해 다시금 회중시계 무브먼트를 탑재한 한정판을 선보였고,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1998년에는 이번 테스트 모델의 선조인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를 라인업에 올렸다. 이후 점점 커다란 손목시계가 유행하자 IWC에서는 2000년에 최초로 칼리버 5000을 자체 개발해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2000이라는 이름으로 2000개 한정 발매했다. 7일 파워리저브가 가능한 셀프와인딩 모델로, 3시 방향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9시 방향에 스몰세컨드를 배치한 시계였다. 지름 38.2mm의 칼리버 5000은 당시 셀프와인딩 방식 손목시계 무브먼트 중에서 가장 컸다. 그 크기로는 지름이 40mm보다 작은 케이스에는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커다란 케이스의 포르투기저 컬렉션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번 테스트 시계의 지름은 41mm,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2000보다 1mm 정도 작다. 예전 같았으면 대형으로 분류되었겠지만 지금은 크로노그래프치고 평범한 크기다.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일반 모델에는 1998년 이후 베이스 무브먼트로 밸주를 사용하며, 12시간 카운터를 없애고 9시 방향에 있던 스몰세컨드를 6시 방향으로 옮겼다. 이런 식의 무브먼트 수정은 IWC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신형 인하우스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칼리버 69355는 칼럼 휠을 사용한다. 로터에는 150주년 각인 메달이 자랑스럽게 빛나고 있다.


칼럼 휠과 양방향 폴 와인딩 기구를 적용했는데도 가격은 합리적. IWC의 긍지가 전해지는 크로노그래프가 완성되었다. 


신형 자체 개발 무브먼트

이번 테스트 시계의 무브먼트에 초점을 맞춰보자. 신형 칼리버 69355는 IWC에서 개발한 두 번째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다. 이미 칼리버 89000 계열이 있는데 또 하나를 새롭게 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반갑게도 비용 절감을 통해 합리적인 인하우스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개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밸주 무브먼트 기반의 칼리버 79000 계열을 탑재한 일반 모델은 975만원부터,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89000 계열을 탑재한 모델이라면 최저 153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테스트 시계는 1050만원으로 인하우스 무브먼트 탑재 모델로서 전략적으로 가격을 설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새로운 칼리버 69355는 칼리버 89000 계열과 무엇이 다를까. 기본적인 기능은 동일하지만 파워리저브가 68시간에서 46시간으로 줄어든 점, 그리고 리셋할 필요 없이 0점으로 되돌아가 곧바로 계측을 재시작하는 플라이백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크로노그래프 계측 시간도 12시 방향 카운터에서 30분 이내로만 확인할 수 있다. 

무브먼트 자체만 보면 헤어스프링은 레귤레이터와 편심 스크루로 미세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두 칼리버는 모두 크로노그래프를 제어하는 우아한 칼럼 휠과 동력 전달을 위한 스윙잉 클러치, 그리고 IWC의 전매특허인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을 탑재한다. 갈고리처럼 생긴 펠라톤 와인딩 기구는 IWC 기술부장이었던 알버트 펠라톤이 1950년대 초에 칼리버 85를 위해 개발한 것으로 지금까지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시각적 차이

칼리버 89000 계열과 69000 계열, 두 무브먼트는 외관상으로는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칼리버 89000 계열이 피니싱이나 인그레이빙 면에서 더 화려하지만 신형 칼리버 69355도 스켈레톤 로터를 올리고 브리지에는 제네바 스트라이프를 세공했으며 스크루 헤드를 폴리싱하는 등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장식이 전혀 없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150 YEARS’를 각인한 골드 메달은 칼리버 69355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참고로 두께는 칼리버 69000 계열 쪽이 약간 두껍다. 밸주 무브먼트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정밀도는 어떨까. 각 포지션에서의 일오차는 +2~+6초, 최대 자세차 4초로 우수한 수치를 보였다. 크로노그래프가 작동할 때의 회전각도 저하는 정상 범위 이내, 크로노그래프가 작동하지 않을 때에 비해서도 오차는 거의 변함이 없었다.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의 피니싱 또한 적극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케이스 옆면은 새틴 마감이지만, 푸시버튼과 베젤은 미러 폴리싱을 했다. 이 시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인 다이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게끔 베젤을 얇게 만든 점도 바람직하다. 시간을 읽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는 전혀 없다. 간결함을 추구한 디자인이 이상적인 형태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카운터를 세로로 배치한 고전적인 레이아웃은 푸시버튼과 밸런스도 좋다. 푸시버튼은 헤드가 커서 조작하기 쉽고 스타트 및 스톱도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리셋 버튼을 포함해 푸시버튼을 누를 때에는 다소 힘이 필요하지만 손가락이 아플 정도까지는 아니다. 

케이스의 빼어난 프로포션은 착용감에서도 드러난다. 실제로 차보면 손목 위에 자연스레 어우러지며, 블랙 악어가죽 스트랩은 처음 사용할 때는 약간 딱딱하게 느껴져도 마감이 완벽해 매우 고급스럽다. 

다시 다이얼로 눈을 돌리면 수직으로 늘어선 카운터 레이아웃이 위엄을 발한다. 대신 짙은 블루 컬러가 그 엄격함을 중화하며 경쾌한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아울러 이 모델에는 흰색 다이얼 버전도 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돌기 시작한다. 이 시계의 진동수는 28,800vph로, 1초를 4개의 눈금으로 나눈 다이얼 가장자리 트랙도 이를 증명한다. 커다란 카운터는 측정 데이터를 편하게 판독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다이얼 디자인의 요소이기도 하다. 날짜창 대신 브랜드 로고와 모델명을 넣었지만 기능이 부족해 보이기는커녕 밸런스가 더욱 뛰어나다. 


버클은 새틴과 미러 폴리싱으로 마감해 케이스와 통일감을 준다. 사이즈와 위치가 뛰어나 기분 좋게 착용할 수 있다.


포르투기저는 인하우스 무브먼트에 합리적인 가격을 결합하며 새로운 시대로 돌입했다.  


유행을 초월한 디자인 

중도를 지키는 것.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150주년 기념 모델의 디자인 장점은 여기에 있다. 클래식 슈트나 구두처럼 시대가 바뀌어도 퇴색하지 않고 다양한 조건과 상황에 어우러진다. 서브 다이얼의 크기와 마찬가지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도 크고 또렷해서 시간을 빠르고 명확하게 읽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만 주위가 충분히 밝을 때만 가능하다. 야광도료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

다이얼이 큼직하고 여유로운 구성을 따르는 만큼 서브 다이얼과 숫자 인덱스 사이에서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IWC는 숫자 인덱스 12와 6의 일부를 자르는 것으로 타협했다. 디자인 면에서는 옥의 티일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대형 무브먼트에서는 서브 다이얼을 다이얼의 가장자리까지 넓혀 숫자 인덱스 12와 6을 완전히 가리는 방법도 있지만 시인성은 낮아진다. 이번 포르투기저는 역시 매우 조화로운 디자인으로, 확고한 취향을 반영한다. 또한 지금까지 포르투기저의 논란거리였던 마감의 완성도와 가격 균형, 그리고 인하우스 무브먼트 여부가 해결되었다. 인하우스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했지만 가격은 1050만원. 범용 무브먼트를 탑재한 모델에 비해 75만원 정도 차이가 날 뿐이다. 게다가 글라스백을 통해 무브먼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더하고, 가격은 낮춘 것이다. IWC에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크로노그래프 중 가장 합리적인 모델이라 자부한다.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의 아름다움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했는데 가격까지 만족스럽다는 점이 중요하다. 바다를 품은 듯한 다이얼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IWC 150년 역사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충실히 즐기기 위해서라도. 



다이얼의 구성은 원리주의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간결하다. 얇게 만든 베젤이 시계가 커 보이는 효과를 주어 위풍당당한 분위기를 풍긴다.


IWC 샤프하우젠

1868년, 미국의 엔지니어였던 플로렌타인 아리오스토 존스가 스위스 샤프하우젠에 창립한 브랜드. 기술 개량을 거듭해 아이콘과도 같은 모델을 진화시키며 각 시대의 디자인을 이끌어왔다. 2002년부터 2017년 봄까지 브랜드를 이끈 조지 컨 시절에 강렬한 엔지니어링 이미지를 다소 부드럽게 다듬으며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연간 생산량은 약 12만 점. 고가 브랜드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근래에는 더욱 합리적인 가격을 실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대체 가능한 모델 

글라슈테 오리지날 식스티즈 크로노그래프

비슷한 가격으로 글라슈테 오리지날의 인하우스 크로노그래프를 구입할 수 있다. 레트로 바이컴팩스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의 전형이다.


케이스 지름 42mm, 스테인리스스틸

무브먼트 매뉴팩처 칼리버 39-34, 셀프와인딩

가격 1070만원



테스트 결과


스트랩과 버클 (8/최대 10)

진지한 만듦새가 느껴지는 스트랩. 버클은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새틴과 미러 폴리싱을 조합했으며, 단정하게 마무리했다.


조작성(5/5)

푸시버튼은 부드럽게 눌린다. 쥐기 쉬운 크라운은 스톱세컨드 사양을 적용한 덕분에 핸드를 맞추기도 용이하다.


케이스(8/10)

전체적으로 잘 가공되었다. 글라스백도 장점.


디자인(14/15)

고전적 스타일을 지향하며 군더더기를 배제한 덕분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인성(4/5)

야광도료를 사용하지 않아 어두운 곳에서는 다소 불편하지만 밝은 곳에서는 매우 보기 쉽다. 그만큼 핸드의 인상이 약간 강하게 느껴지기도.


착용감(8/10)

처음 사용할 때는 스트랩이 약간 딱딱하지만, 버클이 인체공학을 고려한 위치에 있어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다.


무브먼트(16/20)

칼럼 휠을 사용한 무브먼트는 만듦새가 튼튼하며 가공 정도도 좋다.


작동 안정성 결과(9/10)

매우 우수하다. 모든 포지션에서 수치가 크게 변하지 않으며 평균 오차도 극히 작다. 크로노그래프 작동 시에도 데이터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반갑다.


가격 만족도(13/15)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크로노그래프인데도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다.


크로노스 평가 85점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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