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탈리아의 열정과 스위스의 냉정 사이

불가리 워치는 2000년 통합 매뉴팩처를 구축한 이래 독보적인 워치메이킹을 전개하고 있다. 새롭게 워치 비즈니스 매니징 디렉터에 취임한 앙투안 핀에게 불가리 워치의 독착성에 대한 비결을 물었다. 그는 열정적인 이탈리아 디자인과 엄정한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조화를 꼽았다.

내용

 

Antoine Pin

앙투안 핀 | 불가리 워치 비즈니스 매니징 디렉터

1994년 태그호이어 세일즈 매니저로 시작해 탁월한 시장 감각과 전략 수립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여 년간 아시아 및 유럽을 기반으로 워치 및 주얼리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태그호이어, 제니스, 디올 워치를 총괄하는 영국 LVHM 워치&주얼리 부문 매니징 디렉터, 태그호이어 일본 및 한국 제너럴 매니저 등을 역임한 그는 2019년 9월부터 불가리 워치 비즈니스 매니징 디렉터로 새롭게 취임했다.



새로운 자리에 취임했다. 불가리 워치메이킹의 어떤 점이 당신을 매료시켰나 

지금의 지위를 제안받았을 때 망설이지 않았다. 전에도 몸담은 적이 있기 때문에 불가리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굉장한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불가리는 정말 사람을 위한 회사다. 게다가 학교를 졸업한 이후 계속 시계산업에 종사했던 나로서는 불가리 워치 비즈니스 매니징 디렉터라는 직급은 단순한 승진이 아니라 하나의 선물처럼 느껴졌다. 이런 질문을 해줘서 고마울 정도다!


이번에 세르펜티 세두토리 론칭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상하이에서 공식 론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다시 또 아시아, 그것도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나

세르펜티 세두토리는 올해 가장 중요한 컬렉션일뿐더러 세르펜티 패밀리 중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론칭 이벤트를 열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세르펜티 세두토리가 왜 새로운지, 어떻게 특별한지 등을 소개함과 더불어 현지 관계자와 함께 로컬 시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내 소개도 하고 말이다.(웃음)


세르펜티 세두토리는 올해 바젤월드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어떤 면에서 성공을 이루리라 예상하는가

세르펜티 세두토리는 여성의 사랑을 듬뿍 받는 세르펜티라는 상징을 온전히 지니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으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이것이 성공 요인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존의 세르펜티 투보가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과 같지만, 때로 시계에 맞춰 옷을 골라야 하는 제약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세르펜티 세두토리를 보자. 손목에 케이스가 밀착되도록 플랫하게 다듬었고 조밀한 브레이슬릿 링크의 움직임도 유연하다. 그 편안함 속에서 세르펜티 디자인은 살아 숨쉬고 있다. 골드, 다이아몬드 등 버전도 다양하다.


루체아 스켈레톤과 디바스 드림 미니트 리피터를 선보인 바 있다. 불가리 여성시계는 그 자체로 충분히 유명한데 컴플리케이션까지 결합하는 이유는

반대로 묻고 싶다. 왜 여성을 위한 컴플리케이션이 없어야 하는가?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양성 평등의 시대에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기계식 시계를 사랑하는 여성에게 좋은 제안이 될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는 밝힐 수 없지만 여성이 좋아할 만한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새롭게 개발하는 중이다. 1월에 두바이에서 열릴 LVMH 워치 프레젠테이션을 기대해도 좋다.



남성시계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이 취임했으니 새로운 목표가 설정되었을 것 같은데

이미 시작한 것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옥토는 이번 세기에 가장 흥미로운 시계다. 특히 옥토 피니씨모 같은 경우는 디자인 면에서도 개발 면에서도 탁월하다. 그 이유는 전통적인 워치메이킹에 현대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드가 아니라 티타늄 또는 카본 케이스로도 세계 신기록을 수립할 수 있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신소재를 추구할 생각이다. 옥토가 세상에 등장한 지 이제 7년 정도 지났는데, 길다면 긴 시간일 수도 있지만 전체 워치메이킹 역사에 비추어봤을 때 그리 길지 않다. 워치메이킹 산업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따라서 옥토 피니씨모와 같은 시계를 통해 모던 워치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옥토 피니씨모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알 때까지 커뮤니케이션 작업도 계속해나갈 것이다.


모던 워치의 정의란

기계식 시계는 왜 무거워야 하는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지 않은가. 오히려 가벼우면서 편안한 것이 모던 워치의 정의다. 패션업계에서도 매우 가벼우면서 보온성 있는 소재가 각광받고 있는데, 시계업계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옥토는 유구한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성을 가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특별한 시계다.


2000년대 초, 불가리는 다니엘 로스와 제럴드 젠타를 인수하고 10년간의 투자와 노력을 거쳐 현재 통합 매뉴팩처의 자리에 올랐다

불가리 팀의 호기심, 그리고 열린 마음이 통합에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불가리는 오랜 시간을 거쳐 로컬 매뉴팩처를 인수했다. 다이얼, 케이스, 부품, 무브먼트 등 다양한 매뉴팩처를 통합해낼 수 있었던 건 불가리가 각 분야의 장인이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지 관심과 인내심을 가지고 그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인수 후에는 장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작업 방식을 인정했다. 그래서 완전한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통합 매뉴팩처를 구축할 수 있었다.


열린 마음을 지닌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마르코 폴로 정신에 비교할 수 있겠다. 마르코 폴로는 침략자가 아닌 일종의 대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수년간 거주하면서 지식을 축적하는 동시에, 이탈리아의 지식을 전수하는 문화 교류 매개자 역할을 했다. 어떻게 보면 불가리도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끊임없이 이탈리아의 정신과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정밀성 간에 매개체가 되어 상호교환과 학습이 이루어지게 한 것이다.

많은 워치 · 주얼리 브랜드가 무브먼트를 공급받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불가리는 통합 매뉴팩처라는 길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과거에는 대규모 생산 여력을 갖춘 무브먼트 서플라이어가 없었다. 디자인 측면에서 독창성을 발휘하고 싶으면 무브먼트 선택지도 많아야 하는데, 그런 다양성을 공급해줄 곳이 없었다는 뜻이다. 생산량 또한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불가리는 무브먼트를 자체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덕분에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었고, 생산량 측면에서도 훨씬 자유롭고 독립적일 수 있었다. 고객 역시 이 부분에 더욱 만족할 것이다. 자체 통합 매뉴팩처가 아니었더라면 옥토 피니씨모 같은 제품은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에.


불가리는 스위스 워치메이킹과 이탈리아 디자인의 융합체다. 순수 스위스 워치와 다른 불가리 워치만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옥토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팔각형이다. 이런 시계가 또 있는가? 세르펜티는? 불가리 불가리는? 이렇듯 불가리 디자인은 다른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창적이다. 이탈리아 디자인에서 강렬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요새는 글로벌 시대다. 상당히 많은 제품이 비슷비슷하게 표준화되고 있다. 편리하긴 하지만 차별성이 별로 없다. 하지만 불가리는 고유의 성과 캐릭터가 확고하고 작품마다 고유의 의미를 지녔다. 다른 브랜드와 확연히 구별할 수 있는 특장점이다.



문의 불가리 02-2056-0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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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 불가리 워치# BVLG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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