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이 한 시대를 빛낸 테니스 스타들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 함께 한 두 번째 코어 밸류 캠페인을 공개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가 촬영한 이번 캠페인은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챔피언이 이탈리아 돌로미티 산맥 정상에 오른 순간을 보여준다.
페더러와 나달은 해발 3000m 고도의 돌로미티 산맥에서 경쟁자가 아닌 동료로서 기댄 모습을 보여준다. 오랜 선수 생활을 통해 쌓아온 상호 존중과 우정, 역경을 극복하며 정상에 도달한 순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비유다. 페더러는 20개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과 탁월한 우아함으로 모든 코트를 빛냈고, 나달은 22개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 14번의 프랑스 오픈 우승으로 뛰어난 기량을 입증했다.
이번 캠페인은 두 선수가 라켓을 들었던 모습처럼 스타일과 우아함, 겸손함을 갖추고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챔피언으로서 메종의 가치를 기리는 경의의 의미를 담고 있다. 눈 위에 기대 아래에 펼쳐진 계곡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성취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루이 비통의 동반자들이 상호 신뢰하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페더러와 나달은 결단력과 개척 정신을 갖고 각자의 여정을 걸어가다 보면 얼마나 놀라운 높이에 다다를 수 있는지 보여준다.
한편, 페더러는 최근 데이비스컵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나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래는 페더러가 나달에 보낸 편지 전문이다.
바모스, 라파(Vamos, Rafa)
테니스 선수로서 졸업을 앞둔 시점에, 조금 더 감정적으로 변하기 전에 몇 가지를 공유합니다.
명백한 사실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선수 시절 당신은 저를 이겼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선수 시절 당신은 그 어떤 누구도 할 수 없는 수많은 도전을 안겨줬습니다. 특히 클레이 코트에서는 항상 당신의 뒤를 좇는 것 같았습니다. 당신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더 열심히 운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제 게임을 다시 만들도록 했습니다. 선수 시절 라켓 헤드 사이즈를 크게 바꾼 것도 그런 변화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미신을 믿는 편은 아니지만, 그것조차도 또 다른 레벨로 만들었습니다. 경기 중 당신의 모든 프로세스 말입니다. 경기 중에 하는 모든 의식들, 음료와 물이 담긴 병을 마치 장난감 병정처럼 정렬해 맞춰두는 것과 서브 전 머리를 빗어 넘기는 것, 바지를 고쳐입는 것 등 모든 행동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그런 행동도 참 좋아했습니다. 그 행위는 단지 당신만 할 수 있는, 유일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라파, 당신은 테니스를 더더욱 즐길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2004년 호주 오픈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는데, 제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 달 뒤, 마이애미 마스터스에서 붉은 민소매 셔츠를 입은 당신이, 멋진 이두박근을 뽐내며 코트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납득할만한 승리를 따냈습니다. 당시 제가 당신에 들었던 이야기는 '스페인 마요르카 출신 어린 선수는,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재능을 가졌는데 곧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할 것'이었습니다.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여정을 시작했고 이제는 끝을 앞두고 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라파, 당신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멋진 선수 생활을 해왔습니다. 프랑스 오픈에서만 14회 정상에 오른 역사적인 기록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스페인 국민 모두를 자랑스럽게 만들었고, 테니스 업계 전체를 자랑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공유했던 기억들을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에 테니스를 조금 더 알리고자 했던 그런 것들 말이죠. 반코트는 잔디, 반코트는 클레이였던 곳에서 이벤트 경기를 했던 것,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5만 명 이상의 팬들 앞에서 경기를 했던 것 등 항상 서로에게 웃음과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코트에서도, 시상식장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며 웃음과 즐거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2016년 나달 아카데미 론칭을 위해 고향 마요르카로 초대해준 것은 여전히 참 고맙습니다. 이미 발벗고 그곳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굉장히 신중하게 초대했는데, 사실 그 행사에 꼭 가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전 세계에 걸친 어린이들에게 멋진 우상이었습니다. 아내인 미르카와 저 역시 우리 아이들이 당신의 아카데미에서 트레이닝 받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당신의 아카데미를 거친 다른 수천 명의 아이들처럼 집으로 돌아올 때 '테니스를 왼손으로 치는 거 아닌가'하는 걱정이 있기는 합니다.(웃음)
2022년 레이버컵이 열렸던 런던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곳. 그곳에서 당신과 제가 라이벌이 아닌, 복식 파트너로서 한 팀이 됐을 때 온 세상을 모두 가진 것과도 같았습니다. 그날 밤 같은 코트에서 함께 눈물을 흘렸던 건 커리어에 있어 영원히 최고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라파, 대서사와 같은 커리어에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그 경기에 온 힘을 쏟을 거라는 걸 압니다. 자세한 건 경기가 끝나고 얘기하겠습니다. 지금은 당신의 성공을 위해, 곁에서 멋진 역할을 해온 당신의 가족과 팀에 축하를 보내고 싶습니다. 오랜 친구가 항상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선수가 아닌 삶의 다음 장으로 올 모든 것에 대해서도 응원할 거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팬
로저 페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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