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Ref. W9WG52
기능 스핀 타임 시, 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LFT ST13.01, 28,800vph, 45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39.5mm, 두께 12.15mm, 다이아몬드와 화이트 골드, 100m 방수, 솔리드백
땅부르 스핀 타임
루이 비통이 하이엔드 워치메이킹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러나 이들의 행보는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기술력과 창의성을 입증하며 단단한 존재감을 구축했다. 그 대표적인 성과가 바로 2009년에 첫선을 보인 땅부르 스핀 타임이다. 시간을 읽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한 이 시계는, 이후 15년 동안 기술적 진화와 디자인적 실험을 거듭하며 루이 비통의 하이 워치메이킹 철학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회전하는 시간, 혁신의 시작
스핀 타임의 발상은 점핑 아워라는 전통적 기능에서 비롯됐다. 2007년 루이 비통의 시계 제작 파트너였던 스위스 제네바 시계공방 라 파브리끄 뒤 떵(La Fabrique du Temps)의 미셸 나바스(Michel Navas)와 엔리코 바르바시니(Enrico Barbasini)는 공항과 기차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오버헤드 플랩 패널 디스플레이에서 영감을 받아, 시침과 분침 대신 정육면체 큐브를 회전시켜 시간을 표시하는 개념을 고안했다. 이 3차원 점핑 큐브 메커니즘은 기능적으로는 간결하지만, 시각적으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12개의 큐브 중 단 하나만이 정확한 시각을 정면으로 드러내며 ‘지금’이라는 순간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2009년, 루이 비통을 대표하는 시계인 땅부르 컬렉션을 통해 실현됐다. 첫 번째 스핀 타임은 내부에 라 파브리끄 뒤 떵의 특별한 모듈을 탑재해 큐브 회전을 제어했다. 다이얼 위를 회전하는 시간 큐브는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케이스 옆면.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스핀 타임 메커니즘.
기능의 확장과 디자인의 실험
땅부르 스핀 타임 시리즈는 첫 공개 이후, 다양한 기능적 확장을 거듭했다. GMT, 크로노그래프, 레가타 카운트다운 등 복잡 기능이 더해졌으며, 디자인과 소재에서도 루이 비통 특유의 실험정신이 반영됐다. 2014년에는 로즈 골드 케이스에 듀얼 타임 기능을 갖춘 땅부르 에볼루션 스핀 타임 GMT가 등장하며 컬렉션의 고급화가 본격화됐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2011년, 루이 비통이 스핀 타임의 일등공신 라 파브리크 뒤 떵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인수는 루이 비통이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후 스핀 타임 컬렉션은 단순한 디스플레이 이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공중에 떠 있는 시간, 스핀 타임 에어
2019년에는 기존 스핀 타임의 디자인과 구조를 완전히 재해석한 땅부르 스핀 타임 에어(Spin Time Air)가 탄생했다. 이 모델은 앞뒤가 모두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로 이뤄져 큐브들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준다. 큐브의 앞면과 뒷면은 각각 밝고 어두운 색상으로 처리돼 낮밤 인디케이터 역할도 한다. 이 시점부터 스핀 타임엔 회전이라는 동작에 공간감이 결합되며, 평면적인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다차원적인 조형물로 탈바꿈했다.
내부에는 ETA 기반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LV 88이 탑재됐다. LV 88은 ETA의 기능적 안정성과 범용성을 갖춘 무브먼트였다. 작은 크기는 땅부르 스핀 타임 에어의 플로팅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에 유리했다. 하지만 루이 비통 고유의 시계 기술을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었다.
2025년, 타이코 케이스와의 결합
올해 초 루이 비통은 LVMH 워치 위크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땅부르 타이코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인 것. 땅부르 타이코 컬렉션은 일본의 전통 북 타이코에서 영감을 받아, 보다 입체적인 드럼 형태의 케이스를 선보였다.
지름 39.5mm 또는 42.5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루이 비통의 워치메이킹 기술이 새로운 조형적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상징한다. 실제로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이 제작한 케이스 중 가장 복잡한 케이스로 꼽힌다.
땅부르 타이코 케이스를 옆에서 보면, 실루엣이 위에서 아래로 매끄럽게 이어지다 중앙에서 둥근 케이스백으로 부드럽게 굽어진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2023년 뉴 땅부르 케이스와 비슷하다. 가장 다른 점은 러그다. 루이 비통은 러그를 땅부르 타이코 케이스의 독립적이고 조형적인 요소로 강조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미러 폴리싱 처리된 러그 윗면과 달리 내부는 오목하게 파인 후 샌드블래스트 처리했다. 이렇게 각기 다르게 처리하기 위해 러그는 케이스에 나사로 고정했다. 이 방식은 조립 과정에서 더 높은 정밀도와 통제력이 요구된다. 루이 비통은 러그가 케이스와 완벽하게 맞물리도록 0.1mm의 정밀도로 가공됐다고 강조했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의 새로운 러그.
새로운 모듈, 새로운 무브먼트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은 마침내 루이 비통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구동된다.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에서 제작한 LFT ST13.01 칼리버다. 28,800vph에 45시간 파워 리저브의 스펙은 보편적인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변 관성 밸런스 휠을 통해 뛰어난 정확성을 확보했고 무브먼트의 구조를 최적화해 최적의 성능과 효율을 달성했다.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 마스터 워치메이커 미셸 나바스는 LFT ST13.01이 앞으로 루이 비통 하이 워치메이킹의 베이스 무브먼트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작년에 특허받은 스핀 타임 모듈은 더 견고하게 업그레이드됐다. 12개의 큐브가 각각 몰타 십자가 기어에 연결된 시스템 자체는 이전과 동일하다. 다만 아워 링 테두리에 두 개의 노치(홈)를 배치했다. 현재 큐브와 다음 큐브의 몰타 십자가 기어가 두 개의 노치 위를 굴러가며, 현재 큐브를 ‘시간 표시’ 위치에서 ‘꺼짐’ 위치로, 다음 큐브를 ‘꺼짐’ 위치에서 ‘시간 표시’ 위치로 회전시킨다. 정밀한 잠금 장치가 디스크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방지해 안정성과 정확성을 보장하며, 양방향 시간 조정도 가능해진다. 예전에는 크라운을 뒤로 돌렸을 때 스핀 타임 메커니즘의 손상을 방지하는 안전 기능이 필요했다. 새로운 모듈은 부드럽고 편리하게 작동할 뿐 아니라 구조 자체가 콤팩트하면서 견고하게 설계돼 시계 내부 공간 효율성 역시 향상됐다. 스핀 타임 큐브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이전엔 모서리가 직선 형태였다면 새로운 큐브에는 완만한 곡선 모서리가 적용됐다. 쿠션형 큐브는 시계에 더 부드러운 인상을 더한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6형제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은 6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타임온리 스핀 타임 모델 2종, 플로팅 디스플레이 스핀 타임 에어 2종, 센트럴 투르비용의 스핀 타임 에어 플라잉 투르비용 1종, 그리고 독창적인 월드 타임을 탑재한 스핀 타임 에어 안티포드 1종으로, 모두 한정판이다. 시계는 전부 화이트 골드 소재로 제작됐으며, 돌핀 그레이 컬러 다이얼로 완성됐다. 다이얼은 모델에 따라 선버스트나 호크스 아이(hawk’s eye) 등 피니싱을 다르게 적용했다. 큐브 역시 돌핀 그레이 컬러로 통일했고, 현재 시간을 표시하는 큐브만 밝은 그레이톤으로 마감했다. 인덱스의 형태나 서체, 바깥쪽에 야광 물질을 채운 스켈레톤 핸즈 디자인은 2023년 뉴 땅부르를 따른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은 시간 기능만 탑재했다. 큐브 점핑 아워를 순수하게 즐길 수 있다. 일반 모델과 주얼리 세팅 모델 2가지로 구성된다. 주얼리가 세팅된 모델의 돌핀 그레이 컬러 다이얼에는 호크스 아이 패턴이 적용됐다. 루이 비통 워치메이킹 역사상 최초다. 베젤 아랫부분과 러그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100m 방수가 가능하다. 러버 스트랩과 함께, 현대의 실용성까지 겸비한 우아하고 아름다운 스포티 모델이다.
루이 비통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라인업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Ref. W9WG41
기능 스핀 타임 시, 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LFT ST13.01, 28,800vph, 45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42.5mm, 두께 12.45mm, 화이트 골드, 50m 방수, 글라스백
게재호
99호(2025년 7/8월호)
Editor
유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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