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E GMT VS TRAVELER GMT

GMT 기능은 두 개 이상의 시간대를 동시에 표시하는 실용적인 컴플리케이션이다. GMT 기능에서 복수의 시간대를 표시하는 방법은 듀얼타임, 월드타임 등 여러 가지 접근이 있으며, 24시간 핸드를 추가해 제2의 시간대를 표시하는 방식도 있다. 24시간 핸드 GMT는 내부 구조와 조정 방식에 따라 용도와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이를 '오피스 GMT'와 '트래블 GMT'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눌 수 있다. 다이얼 구성이 비슷하고 핸드 배치도 동일해 외관만으로는 식별이 쉽지 않다. 이번 기사는 이 두 가지 GMT 방식을 실제 작동 구조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구분해 소개한다.
  • 2026.01.13

    2026.01.19

  • By <크로노스> 편집부


 

GMT의 기원, 지구를 재단한 시간

GMT(Greenwich Mean Time, 그리니치 평균시)는 17세기 항해용 정밀 지도를 만들기 위해 영국 그리니치에 왕립 천문대를 설립한 것이 기원이 된다. 19세기 후반 철도 운행이 확대되며 정확한 시간 동기화가 필요해지면서 발전했고,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 자오선 회의에서 경도 0도와 세계 표준시 기준을 논의해 기존 해도와 항로의 절대다수가 쓰던 그리니치 자오선을 국제 본초 자오선으로 채택했다. GMT는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측정한 평균 태양시'였으나, 지구 자전의 불규칙성 때문에 20세기 중반 이후 원자시를 기반으로 한 UTC(협정 세계시)가 공식 기준이 된다. 시계에서는 이러한 차이점과 무관하게 GMT와 UTC를 동일한 기능으로 여기며, 듀얼타임의 심플함, 월드타임의 편의성 등 제조사가 중시하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형식과 형태로 발전했다.


그중 24시간 핸드 GMT 기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상업 항공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조종사와 여행객들은 여러 시간대를 오가며 현지 시간(Local time)과 출발지 또는 본국 시간(Home time)을 동시에 확인할 필요에 의해 더욱 뚜렷하게 확립되었다. 1950년대 중반 여러 브랜드가 두 개의 시간대를 한눈에 표시할 수 있는 시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모델이 글라이신의 에어맨과 롤렉스의 GMT-마스터였다. 스위스 브랜드 글라이신(Glycine)이 1953년에 발표한 에어맨(Airman)은 24시간 다이얼 위에 두 개의 시침을 얹어, 다이얼 자체를 24시간으로 구성한 방식을 사용했다. 1년 뒤 롤렉스가 선보인 GMT-마스터는 회전식 24시간 베젤과 컬러 대비를 활용해 시간을 구분했다. 이 두 모델은 현대 24시간 핸드 GMT 시계의 뿌리가 되었고, 이후 이 기능은 여행자와 조종사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비즈니스맨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



OFFICE GMT

외형만 보면 대부분의 24시간 핸드 GMT 시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24시간 GMT 핸드와 24시간을 나타내는 눈금 또는 24시간 베젤이 자리한 전형적인 구성이다. 그러나 시계를 실제로 조정해보면 그 차이는 즉각 드러난다. 오피스 GMT는 이름처럼 한곳에 머물며 다른 시간대를 확인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구조다. 기본 시침과 분침은 현지 시간을 유지하고, 24시간 GMT 핸드만 앞, 뒤로 조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본인의 현지 시간을 건드리지 않고도 해외 지사나 출장지의 시간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날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면, 시간 조정과 날짜 조정 방식이 GMT 기능과 무관하게 익숙하기 때문에 새로운 조작법을 익힐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뉴욕이나 제네바의 시간을 확인해야 하는 직장인, 혹은 가족이 해외에 있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하다. 구조가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연락'이라는 목적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콜러(Caller) GMT'라 불리기도 한다.

이 방식은 실제 여행에서는 다소 불편하다. 시침이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시간대에 도착하면 전체 시간을 멈춘 뒤 시침과 분침을 다시 맞춰야 한다. 시계의 작동을 잠시 중단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오피스 GMT 모델로는 ETA 2824, 2892 시리즈나 이를 베이스로 업그레이드한 칼리버를 탑재한 시계들이다. 비교적 과거에 설계된 칼리버가 높은 확률로 오피스 GMT에 포함된다. 오메가 초기형 씨마스터 GMT, 그랜드 세이코의 SBGM221(칼리버 9S66), 이들 모두 GMT 핸드를 기준으로 시간을 조정하는 구조다.


TRAVELER GMT

트래블 GMT 또는 '트루(True) GMT'는 실제로 시간대를 넘나드는 여행자를 위한 구조다. 이 방식에서는 GMT 핸드가 본국 시간을 유지하고, 시침만 한 시간 단위로 독립적으로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 크라운을 한 단계 당기면 시침만 점핑하며 분침은 연동하지 않는다. 시침만 바뀌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현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24시간 GMT 핸드가 표시하는 본국 시간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두 시간대를 동시에 읽는 GMT 본래의 기능을 훨씬 효율적으로 구현한다. GMT 기능이 애초 개발된 목적, 즉 '이동하는 사람을 위한 시간 동기화'에 가장 충실한 구조이기도 하다. 트래블 GMT 방식의 대표 모델은 롤렉스 GMT-마스터 II다. 론진의 스피릿 줄루 타임 역시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구현된 모범적 트래블 GMT로 평가받는다. 오메가의 아쿠아테라 GMT(칼리버 8705), 파네라이의 루미노르 GMT(칼리버 P.9012) 등도 이 구조를 따른다. 시침을 앞, 뒤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에 따라 날짜도 연동한다. 시간대의 이동에 따라 날짜 역시 과거 혹은 미래로 오갈 수 있다. 그 대신 날짜만 변경할 수 있는 크라운 포지션이 없고 시침을 계속 돌려서 변경해야 하므로, 날짜를 크게 변경해야 할 때는 오피스 GMT에 비해 소요시간이 훨씬 많이 든다. 또 오피스 GMT의 전통적인 날짜 변경 방식에 익숙하다면 트래블러 GMT의 날짜 변경법에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두 구조의 차이는 기술적 측면에서도 명확하다. 오피스 GMT가 GMT 핸드를 기준으로 단순하게 두 번째 시간을 맞춘다면, 트래블 GMT는 시침을 한 시간 단위로 앞뒤로 이동시키면서 본국 시간(GMT 핸드)과 날짜 표시를 자연스럽게 연동해야 한다. 두 방식은 기능의 방향성뿐 아니라 내부에서 구현되는 메커니즘도 서로 다른 구조적 성격을 띤다. 이 때문에 같은 브랜드 라인업 내에서도 트래블 GMT 모델이 더 높은 가격대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두 GMT 방식의 차이는 사용자의 삶의 방식에서 출발한다. 오피스 GMT는 한 장소에 머물며 세계와 연결된 사람을 위한 시간이다. 회의 일정과 전화 연결, 시장 개장 시간 등을 파악해야 하는 비즈니스맨에게 최적의 방식이다. 반면 트래블 GMT는 실제로 시간대를 이동하는 사람을 위한 기능이다. 조종사, 여행자, 글로벌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전문가 등, 이동이 곧 일상인 사람에게 더 자연스러운 도구다. 최근에는 미드레인지 브랜드에서 트래블 GMT가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여행이나 출장이 잦아지며 트래블 GMT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맞춰 GMT 기능 역시 함께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GMT 시계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단순히 두 개의 시간을 동시에 표시하는 기능을 넘어, 사용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다는 사실이다. 트래블 GMT는 움직이는 사람을 위한 기능, 오피스 GMT는 연결된 사람을 위한 기능이라고 생각하면 편리하다. 두 구조는 각자가 살아가는 리듬을 담고 있으며, GMT라는 단일 기능 아래 서로 다른 철학을 품고 있다.


GMT 시계를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나 브랜드뿐만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세계 곳곳의 시간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연결된 사람인가, 아니면 실제로 그 시간대를 오가는 사람인가. 그 답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GMT 시계를 결정한다. 오피스 GMT와 트래블 GMT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자신만의 리듬에 가장 가까운 GMT 시계를 선택하는 일이 훨씬 명확해질 것이다.


[OFFICE GMT VS TRAVELER GMT]


PART 1: 300만원 이하


PART 2: 300~1000만원


PART 3: 1000~3000만원


PART 4: 3000만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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