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파드는 L.U.C 30주년을 맞아 하이 워치메이킹의 기념비적 성취를 되짚었다. 드레스 워치와 스포츠 워치의 균형점을 맞추는 주요 과제도 성공적으로 이루는 중이다.
L.U.C 1860 크로노미터
L.U.C 30주년을 기념하는 신작 L.U.C 1860 크로노미터는 지난 30년간 쇼파드가 이룬 하이 워치메이킹의 성과를 가장 순도 높게 집약한 시계다. 쇼파드 L.U.C는 일반적인 하이엔드 컬렉션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쇼파드가 본격적인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추진했던 중요한 프로젝트다.
쇼파드는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약 3년 반에 걸쳐 L.U.C를 탄생시킬 준비를 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L.U.C 1860이라는 이름부터 하이 워치메이킹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L.U.C는 창립자 ‘루이-율리스 쇼파드(Louis-Ulysse Chopard)’의 이니셜이며 1860은 브랜드의 창립 연도를 뜻한다. L.U.C 프로젝트를 이끈 쇼파드 공동 대표 칼 프레드리히 슈펠레는 하이엔드로 인정받으려면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대를 꿰뚫어 본 결정 덕분에 플러리에 지역에 쇼파드 수직 통합 매뉴팩처 체제가 자리 잡았고, L.U.C는 쇼파드의 독립성과 기술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 됐다.

L.U.C 1860 컬렉션의 첫 모델 Ref. 16/1860에는 셀프와인딩 칼리버 L.U.C 1.96이 탑재됐다. 현재의 L.U.C 96.40-L로 이어지는 계보의 실질적 기원이다. 칼리버 L.U.C 1.96은 과감하게 마이크로 로터를 채택한 무브먼트였다. 마이크로 로터는 무브먼트를 얇게 만들 수 있고 무브먼트의 구조미를 온전히 드러낸다는 장점이 있지만, 회전 반경이 작아 관성모멘트가 낮은 탓에 와인딩 효율 확보가 까다로워 주류에서 밀려난 상태였다. 쇼파드는 플래티넘과 골드 소재의 고비중 로터와 양방향 와인딩 시스템을 통해 그 약점을 보완했다. L.U.C 1.96에 더블 배럴 구조도 적용해 65시간의 롱 파워 리저브도 실현했다. 1990년대 후반 기준으로 상당히 인상적인 수치였던 동시에, 주5일 근무가 확산되던 당시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도 절묘하게 어울렸다. 여기에 제네바 실이 증명하는 미감과 독보적인 설계까지 더해졌다. L.U.C 1.96은 성능과 미학, 실용성을 겸비한 쇼파드 하이 워치메이킹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L.U.C 1860 크로노미터는 Ref. 16/1860의 외관을 충실하게 계승한다. 지름 36mm의 균형 잡힌 사이즈,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케이스의 곡선, 핸드 기요쉐 다이얼과 L.U.C 특유의 디테일로 자리잡은 쉐브론(Chevron) 인덱스가 대표적이다. 단 하나 차이점은 6시 방향 스몰 세컨드 섹터의 날짜창이 사라진 점이다. L.U.C 1860 크로노미터는 타임온리라는 고전적인 기능과 구성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초기 Ref. 16/1860은 드레스 워치는 귀금속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전통을 충실히 따라 플래티넘이나 골드 케이스로만 생산됐다. 현재에는 드레스 워치를 보는 기준과 감각이 크게 달라졌다. L.U.C 1860 크로노미터도 시대 변화와 현대적 미감을 입었다. 케이스 소재부터 가격 접근성과 지속가능성을 양립한 루센트 스틸이다. 다이얼은 플러리에 인근 아뢰즈 강에서 영감을 받은 아뢰즈 블루(Areuse Blue)로, 쉽게 볼 수 없는 컬러일뿐더러 케이스 색감과도 궁합이 뛰어나다. L.U.C 1860 크로노미터는 하이 워치메이킹이라는 정체성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유연하게 유지되며 발전할 수 있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알파인 이글 41 XPS
신작 알파인 이글 41 XPS는 마운틴 글로우(Mountain Glow) 컬러의 다이얼을 내세웠다. 알프스에 비친 석양의 잔광을 불규칙하고 거친 텍스처의 방사형 패턴 다이얼에 이식했다. 은은하고 따뜻한 색조는 샴페인 컬러의 감성과도 유사하다. 1940~1960년대 갈바닉 골드 다이얼을 뿌리로 삼는 드레스 워치의 화법의 하나로 실버보다 따뜻하고 골드보다 절제된 톤을 띤다.

알파인 이글 41 XPS는 알파인 이글 컬렉션의 베리에이션 중 하나다. 알파인 이글은 2019년 케이스 일체형 브레이슬릿 시계가 스포츠 워치의 흐름을 주도한 시기에 태어났다. 많은 브랜드들은 일체형 브레이슬릿이 일반 사양이었던 1970~1980년대의 아카이브를 복각하며 트렌드의 대열에 합류한 반면, 쇼파드는 새로운 스포츠 워치로 승부수를 띄웠다. 1980년대 등장했던 쇼파드 생 모리츠 워치가 알파인 이글의 모태로 알려졌지만 복각이라 보기는 어렵다. 쇼파드 역시 두 컬렉션의 뿌리는 같을지언정 완전히 다른 컬렉션이라 강조했다.
알파인 이글은 세 가지 라인으로 구성된다. 알파인 이글 기본 모델이 센터 세컨드와 데이트 기능을 중심으로 현대 올라운더 스포츠 워치의 성격을 따르고, 알파인 이글 서밋이 쇼파드의 또 다른 장기인 주얼리 스킬을 내세웠다면, 알파인 이글 41 XPS는 스포츠 하이엔드의 고전성을 추구한다. 두께 3.3mm의 칼리버 L.U.C 96.40-L가 구현하는 얇은 케이스와 스몰 세컨드의 타임온리 기능만 봐도 알 수 있다. 슬림한 두께와 스몰 세컨드는 드레스 워치의 전형이지만, 초기 스포츠 하이엔드 워치가 지향했던 모습이기도 하다. 알파인 이글은 물론, 그 원점인 생 모리츠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우아함의 영역과도 겹친다. 쇼파드는 샴페인 컬러를 쇼파드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새로운 알파인 이글 41 XPS에 ‘조용한 럭셔리’를 다시 한번 불어넣었다. 알파인 이글 41 XPS만의 과시하지 않는 우아한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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