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한 까르띠에 탱크 루이는 블랙 레커 다이얼과 인덱스를 생략한 심플한 구성으로 투 핸즈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균형잡힌 실루엣을 완성했다.
타임 온리란
추가 기능 없이 시·분 혹은 시·분·초와 같이 시간만을 표시하는 단순 명료한 방식을 뜻하며, 시·분·초 중 어느 단위까지 나타내는지에 따라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스리 핸즈와 투 핸즈, 그리고 극히 일부 브랜드가 제작하는 싱글 핸드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타임 온리는 모든 기능의 기반이 되는 시계의 핵심 기능이다. 요일과 날짜를 알려주는 캘린더와 스톱 워치 역할을 하는 크로노그래프 등 거의 모든 추가 기능이 타임 온리 메커니즘으로부터 동력과 시간 정보를 전달받아 작동한다. 여기서 동력은 메인 스프링이 생성한 에너지를, 시간 정보는 이스케이프먼트가 만들어내는 일정한 시간적 리듬을 뜻한다.
예컨대 전형적인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에는 상시 회전하며 크로노그래프 구동에 필요한 동력을 공급하는 드라이빙 휠이 존재하는데, 이는 베이스 무브먼트의 4번 휠과 같이 초침 구동을 담당하는 기어 트레인 계열에 연결돼 동력과 카운트에 필요한 시간 기준을 공유한다. GMT와 문페이즈처럼 시간과 관련된 다른 컴플리케이션 역시 주로 기어 트레인과 연결돼 있으며, 일부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는 메인 스프링 배럴의 중앙 축과 직접 연결되기도 한다.
타임 온리의 장점
타임 온리는 추가 기능이 없는 대신 디자인과 구조적 완성도 면에서 이점이 있다. 다이얼 속에는 시간을 정의하는 필수 요소인 시, 분 또는 시, 분, 초만을 포함하기 때문에 더할 것도 덜어낼 것도 없는 완결된 구성이며, 3시 방향 날짜창처럼 균형을 흐트러뜨리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시각적 대칭성 또한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컴플리케이션은 주로 베이스 무브먼트의 다이얼 사이드에 추가 기능을 위한 모듈을 더하는 방식으로 구현되는데, 이 과정에서 대체로 두께와 무게는 증가한다. 이로 인해 콤팩트한 구조를 시계의 미덕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타임 온리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 착용 경험에서도 장점은 분명하다. 기계식 시계를 여러 개 번갈아 착용하다 보면 일부 시계는 동력을 소진해 멈춰 있기 마련인데, 이때 복잡한 기능을 일일이 맞출 필요 없이 시간만 간단히 조정해 바로 착용할 수 있다는 점도 타임 온리가 지닌 실용적 강점이다.
1. 싱글 핸드

브레게의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2025는 싱글 핸드 구성을 채택해, 미니트 스케일을 정확히 가리키는 단일 핸드로 시와 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싱글 핸드 시계는 딱 하나의 핸드, 즉 시침만을 가진 시계를 의미한다. 핸드는 하나뿐이지만 서서히 흐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니트 트랙을 차례로 가리키며 사실상 시와 분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 최고 영예상 에귀유 도르(Aiguille d’Or)를 수상한 브레게의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2025가 대표적이다.
2. 투 핸즈

랑에 운트 죄네의 삭소니아 씬은 투핸즈 구성과 막대형 아플리케 인덱스를 조합하고,극한까지 끌어올린 마감을 통해 완벽에 가까운 비례를 구현했다.
시침과 분침 두 개의 핸즈로 구성된 투 핸즈 시계는 가만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무브먼트 내부의 일정한 진동이 분침을 아주 미세하게 전진시키며 시간을 표시하고 있다.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초침이 없는 단순한 구성 덕분에 균형감과 안정감이 느껴지며 시간을 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완전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다”라는 명언이 어울리는 완벽한 구성이다.
3. 스리 핸즈

라울 파제스의 레귤레이터 아데탕트 RP1은시·분·초를 분리한 레귤레이터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스리 핸즈는 시·분·초침을 통해 보다 정밀한 시간 확인이 가능한 구성이다. 시간 표시 방식에 따라 모든 핸즈가 중앙의 동일한 축을 공유하는 센터 세컨드, 초침만 별도의 축에서 구동하는 스몰 세컨드, 그리고 시·분·초를 각각 다른 축에 배치한 레귤레이터로 나눌 수 있다.
오늘날 센터 세컨드는 가장 보편적인 시계의 모습으로 인식되지만, 194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시계는 6시 방향에 독립된 초침을 가진 스몰 세컨드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기계적으로 더 단순한 구조였으며, 이후 시계의 소형화와 스몰 세컨드의 가독성 한계가 대두되며 센터 세컨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센터 세컨드는 가독성 면에서 유리하지만 구조적으로는 추가 기어와 축이 필요해 자연스럽게 무브먼트 두께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초박형을 목표로 하는 울트라 씬 장르에서는 초침 자체가 생략되는 경우가 흔하며, 설령 초침이 있더라도 센터 세컨드 방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레귤레이터(Regulator)는 시·분·초침이 각기 다른 축에서 움직이는 시계를 뜻하는 동시에, 밸런스 스프링의 유효 길이를 조절해 시계의 속도를 미세하게 제어하는 부품을 가리키는 용어다. 과거 시계 공방에서 사용되던 표준 시계에서 유래됐으며, 시·분·초를 분리 배치해 시간 정보를 보다 정확하고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센터 세컨드가 표준이 된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지만, 크로노스위스를 시작으로 공방 시계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손목시계 형태로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QnA
구교철 | 시계 칼럼니스트
핸즈의 개수와 무관하게 무브먼트의 기본 구조는 동일하며, 시간 정보를 다이얼로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표시 방식이 구분되는 것인가.
현대 시계를 기준으로 싱글, 투, 스리 핸드의 기본 구조는 같다. 예를 들어 싱글 핸드는 무브먼트에 분침만 장착한 것이고, 투핸즈는 시·분침만 장착한 것이기 때문이다.
점핑 아워, 드래깅 미니트, 레트로그레이드 등 전통적인 핸즈 방식을 벗어난 시계도 타임 온리로 분류할 수 있을까.
보통 타임 온리라고 할 때 점핑 아워 같은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같은 카테고리에 두지 않는다.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위한 추가적인 메커니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기능을 나누는 관점에 따라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시간 정보만 보여준다는 설명이라면 타임 온리로 분류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타임 온리는 내구성과 정확성 면에서 추가 기능이 더해진 시계보다 안정성을 가지는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내구성은 기준이 될 만한 데이터가 없어서 확인이 어려우며, 정확성은 이론적으로 타임 온리가 유리하다. 날짜, 크로노그래프 같은 추가적인 기능이 없기 때문에 온전하게 시간 표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날짜 기능의 시계라면 날짜 변경 시에 해당 메커니즘으로 힘이 집중되면서 정확성이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현재 시침과 초침으로 구성된 시계가 있는가.
아직 이런 구성은 못 본 것 같다. 일부러 기믹을 노리고 만든다면 모르겠지만, 시침과 초침의 조합은 기능 구성의 논리상 이상하다.
게재호
102호(1/2월호)
Editor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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