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의 다섯 가지 그림자

그레이 그러데이션
  • 2026.08.22

    2026.08.22

  • By 편집부


지난 몇 년간 스위스 주요 브랜드의 그레이 다이얼 생산량은 약 두 배 증가했다. 보수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정교한 색채 전략이다. 다양한 구매층의 수요를 통합하고, 티타늄 케이스 소재와의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중고 시장에서 극단적인 컬러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이번에 살펴보는 다섯 가지 모델은 2026년 현재 그레이 컬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준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41 Ref. 134303 

오이스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에디션. 이 에디션을 통해 슬레이트(slate) 그레이 컬러가 오이스터 퍼페추얼 라인업에서 새롭게 소개되었다. 과거에는 동일한 컬러를 다크 로듐이라고 불렀다. 다이얼 6시 방향에는 ‘Swiss Made’ 대신 ‘100 years’가 들어가 있으며, 크라운에는 숫자 ‘100’이 방수 표기를 대체한다. 슬레이트 그레이 다이얼을 배경으로 핸즈, 인덱스, 로고의 옐로우 골드 액센트가 의도적인 대비를 연출한다.




 

로랑 페리에 스포츠 트래블러 슬레이트 그레이 

9시 방향에 홈 타임, 3시 방향에 날짜, 6시 방향에 동심원 패턴을 적용한 스몰 세컨드를 배치했다. 기능을 여행자의 관점에서 구성한 것이다. 크라운을 당기면 무브먼트를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 시간으로 즉시 조정할 수 있다. 마이크로 로터를 장착한 칼리버 LF275.01은 플레이트 표면을 스트레이트 그레인 피니시로 마감하고 어둡게 물들였다. 티타늄 케이스, 안트라사이트 그레이 다이얼, 같은 컬러웨이로 마감한 무브먼트가 현대적이며 절제된 인상을 준다.




 

쇼파드 자가토 랩 원 콘셉트 

쇼파드와 코치빌더 자가토는 그레이 컬러를 테마의 하나로 삼았다. 테크니컬 그레이라 부르는 세라믹화 티타늄을 튜브형 케이스부터 메인 플레이트와 브리지까지 적용했다. 짙고 균일한 그레이 색조가 복잡한 구조를 하나로 묶으며 기술적인 인상을 강조한다. 이 색은 소재 자체에서 비롯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왜 테크니컬 그레이라고 부르는지에 대한 해답이다.




 

모저앤씨 인데버 퍼페추얼 캘린더 콘셉트 탄탈럼

탄탈륨은 밀도가 높고 희귀한 데다 가공도 까다로운 소재다. 이러한 특성은 빛의 각도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지는 반사와 어우러져 깊이감 있는 짙은 그레이 컬러를 만들어낸다. 시계의 묵직한 금속과 시선 사이에는 아무것도 놓이지 않는다. 흔한 로고나 모델명도 없고, 심지어 바늘이 향하는 곳을 표시할 인덱스조차 없다. 이 시계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소재 그 자체다.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미니트 리피터 37

티타늄은 미니트 리피터의 음향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된다. 탑재된 칼리버 BVL362는 케이스 외곽을 따라 배치된 캐시드럴 공 구조로 설계되었고, 두께 6.85mm에 불과한 무브먼트지만 음파의 전달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티타늄 케이스는 기능만을 위한 소재가 아니다. 그레이 로듐 다이얼과 어우러져 차분한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역할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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