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은 올해 코코 게임 캡슐 컬렉션을 필두로 다채로운 신제품을 선보였다. 각각의 시계는 샤넬 특유의 위트와 장인정신, 정교한 워치메이킹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품고 있다. 그 작은 디테일에 담긴 깊이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본다.

보이프렌드 코코 게임
보이프렌드 코코 게임은 흔히 플레잉 카드라 부르는 카드놀이의 패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플레잉 카드를 연상시키는 직사각형 다이얼에는 가브리엘 샤넬이 하트 여왕으로 등장한다. 검은색 테두리가 있는 트위드 슈트, 보터햇, 여러 겹의 진주 네크리스 등 시그너처 착장을 한 그녀는 플레잉 카드 특유의 흑백 데칼코마니로 표현됐다. 위아래 두 개의 하트 슈트(suit)는 골드 포인트로 마무리했다. 오뜨 오를로주리 버전은 블랙 코팅 처리된 스틸 케이스와 크라운, 38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베젤, 그리고 블랙 스피넬 카보숑 크라운을 갖췄다. 가장자리에 블랙 페이턴트 가죽을 덧댄 화이트 컬러 송아지 가죽 스트랩도 시계의 완성도를 높인다. 55개 한정.

J12 코코 게임
픽셀화된 가브리엘 샤넬의 캐릭터가 시계의 초침 역할을 한다. 정확한 작동에 필요한 가벼운 무게와 밸런스를 이루기 위해, 샤넬 워치 매뉴팩처는 마드모아젤 픽셀을 탄소판으로 만든 후 레이저로 절단해 완성했다. 이 공정 역시 샤넬 워치 매뉴팩처의 장인들이 10개월에 걸쳐 개발했다. J12 코코 게임은 유광 화이트와 무광 블랙 세라믹 두 가지로 출시되는 한정판이다. 두 모델 모두 12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인덱스에 세팅했다.

J12 코코 게임 참
픽셀화된 가브리엘 샤넬 참 장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레트로 8비트 비디오 게임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 앙증맞기 그지없지만, 이면에 숨은 기술은 더없이 진지하다. 샤넬 워치 매뉴팩처는 10개월에 걸쳐 픽셀 패턴을 온전하게 유지하면서도 모서리를 매끄럽게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0.5mm 크기의 작은 픽셀에 올린 래커는 샤넬 장인들의 정교한 손끝을 보여준다.

J12 골드 블랙
J12 골든 블랙은 지름 42mm와 28mm의 두 가지 새로운 사이즈로 출시되는 한정판이다. 두 모델 모두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에 옐로 골드 코팅 포인트를 더했다. 지름 42mm 모델은 무광 블랙 세라믹 케이스에 COSC 인증을 받은 칼리버 12.1을 탑재해 7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보장한다. 방수 성능도 200m에 달한다. 다이얼 인덱스와 미니트 트랙, 핸즈에 적용된 옐로 골드 컬러 덕에 지름 42mm J12는 한층 고급스러운 미감을 드러낸다. 칼리버 12.1의 로터도 동일한 컬러로 마감했다.

프리미에르 갈롱
프리미에르 갈롱은 프리미에르 케이스에 뱅글을 조합한 모델이다. 샤넬 N°5 향수 보틀의 스토퍼와 방돔 광장의 윤곽을 떠올리게 하는 팔각형 케이스를 유지하면서, 샤넬 슈트의 실루엣을 구성할 때 사용된 갈롱(브레이드 트림) 장식을 꼬임 형태의 리지드 뱅글로 만들었다. 뱅글 덕분에 주얼리 워치 성격이 강하다. 작년 옐로 골드 버전으로 첫 등장했으며, 올해는 화이트 골드로도 선보였다. 블랙 래커 다이얼,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 화이트 골드 뱅글의 대비가 두드러진다.
프리미에르 리본 다이아몬드
올해 선보인 프리미에르 리본 라인업에서 가장 화려한 모델. 시계 소재는 화이트 골드지만 다이아몬드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다이얼에 108개, 크라운에 1개, 그리고 브레이드 브레이슬릿에 573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도합 682개, 약 5.43캐럿에 달한다. 베젤에는 다이아몬드 세팅을 일부러 배제했다. 프리미에르의 팔각형 케이스가 한층 돋보인다.

너 드 까멜리아
너(Nœud)는 리본, 까멜리아(Camélia)는 동백꽃을 의미한다. 마드모아젤 샤넬이 가장 사랑한 꽃, 까멜리아는 1913년 그녀의 선택을 받은 뒤 샤넬을 상징하는 모티브가 됐다. 올해 이 꽃은 네 개의 시크릿 워치와 하나의 시크릿 링 워치 위에서 다시 피어난다. 각각의 작품은 중앙의 다이아몬드 아래 블랙 래커 다이얼을 숨기고 있다. 제작 방식도 다채롭다. 레사주 아틀리에의 시퀀 자수, 스노 세팅과 라인 세팅 다이아몬드, 그로그랭 질감을 살린 가죽, 조각적으로 다듬은 화이트 골드가 한 컬렉션 안에서 어우러진다. 블랙과 화이트 컬러와 그 선명한 대비는 다섯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주제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부통 리옹
마드모아젤 프리베 부통 리옹은 샤넬을 상징하는 사자 모티브가 새겨진 단추(부통) 아래 다이얼을 숨긴 시크릿 워치다. 샤넬에게 단추는 옷을 여미는 부속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재킷의 표정을
결정하는 작은 주얼리였다. 사자, 까멜리아 같은 샤넬의 상징이
단추 위에 새겨졌고, 그 자체로 완벽한 오브제로 기능했다. 2020년
출시된 마드모아젤 프리베 부통은 바로 그 단추에서 영감 받았다. 올해는 사자 모티브 하나에 집중해 링과
롱 네크리스 두 가지로 선보인다. 오닉스 플레이트 위에 세팅된 옐로 골드 소재의 사자 머리 장식에만 8시간에 걸친 샤넬 워치 매뉴팩처 장인들의 작업이 필요했다. 롱 네크리스는
오닉스 튜브와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됐으며, 옐로 골드 체인을 매치했다. 체인 길이는 326mm, 태슬 길이는 70mm다.

무슈 리옹 투르비용 블랙 에디션
무슈 리옹 투르비용의 원점은 2023년 샤넬 인터스텔라 캡슐 컬렉션에서 공개된 무슈 투르비용 메테오라이트다. 플라잉 투르비용을 위해 인하우스 칼리버 5.1을 수정해 탑재하고, 투르비용 케이지에 사자 머리 장식을 올린 시계였다. 사자는 가브리엘 샤넬의 별자리로, 힘과 보호를 의미하는 동물이다. 무슈 리옹 투르비용의 투르비용 케이지는 변함없이 티타늄에 레이저로 새긴 사자 머리가 자리한다. 핸드와인딩 칼리버 5.1은 두 개의 배럴을 장착해 파워 리저브가 72시간에 달한다.

J12 슈퍼레제라 칼리버 12.1 42MM
J12 슈퍼레제라는 2005년 지름 42mm의 스포츠 크로노그래프 버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의 ‘슈퍼레제라’는 이탈리아어로 ‘초경량(super light)’을 뜻한다. 특히 이탈리아 자동차 문화에서 경량 차체, 고성능, 레이싱 감각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다. 샤넬은 올해 재등장한 J12 슈퍼레제라를 가장 스포티하고 세련된 버전이라 설명했다. 자세히 뜯어보면 ‘슈퍼레제라’의 DNA를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튜닝한 시계다. 2005년 오리지널 모델의 분위기를 거의 그대로 계승하되, 크로노그래프 대신 스리 핸즈 셀프와인딩 방식을 택했다. 소재 구성도 다소 달라졌다. 알루미늄 베젤이 스테인리스 스틸 베젤로 변경됐다. 시계의 엔진은 칼리버 12.1이 맡았다. 글라스백에서 이 모델을 위해 특별히 적용된 블랙 컬러 로터를 볼 수 있다.
게재호
105호(07/08월호)
Editor
유현선
사진
알렉스 토이셔(Alex Teus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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