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11.10

    2025.11.14

"브레게는 움직이는 유산"

내용


Gregory Kissling 그레고리 키슬링 | 브레게 CEO

20년 이상 스와치그룹에 근무하며 오메가 제품 개발 부사장을 지냈고, 2024년 10월 1일자로 브레게 CEO에 취임했다.


250주년은 브레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브레게에게 올해는 중단 없이 이어온 250년, 즉 '쿼터 밀레니엄'을 맞은 매우 특별한 해였다. 이를 한 번의 행사로 끝내지 않고, 지난 4월부터 거의 매달 새로운 시계를 공개하며 브랜드의 다양한 라인과 서사를 조명했다.


월드 투어 형식으로 진행했다고 들었다.

첫 행사는 파리 방돔 광장에서 시작했다. 브레게가 워치메이킹을 처음 시작한 도시이자 지금도 플래그십 부티크와 박물관이 자리한 상징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후 상하이, 뉴욕, 제네바, 런던, 그리고 서울을 거쳐 연말에는 베르사유에서 마무리할 예정이다.


도시별로 제품을 연결한 방식이 흥미롭다.

뉴욕에서는 타입 XX를 통해 1930년 파리에서 뉴욕까지 이어진 브레게 항공기의 첫 대서양 횡단 비행을 기념했다. 제네바에서는 지난 6월 26일 미스터리어스 플라잉 투르비용을 선보였는데, 브레게가 투르비용 특허를 받은 1801년 6월 26일에서 착안했다. 런던에서는 오라 문디(Hora Mundi)를 공개했다.


'파리와 스위스'라는 이중 정체성을 어떻게 표현했나.

"Crafting emotions for 250 years"라는 슬로건 아래, 파리의 센 강과 스위스 발레드주의 호수를 교차시킨 캠페인을 제작했다. 프랑스의 예술성과 스위스의 기술력, 두 뿌리를 잇는 상징이다.


브레게의 유산은 단지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통에서 영감을 얻되,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를 '움직이는 유산(Legacy in motion)'이라 부른다. 

혁신적인 신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과거 브레게가 사용하던 골드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인 합금 비율로 재탄생시킨 새로운 브레게 골드를 공개했다. 또한 연말에는 혁신적인 기술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과거의 발명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확실히 전하고자 한다.


서울에서는 어떤 모델이 공개되는가.

7개의 새로운 레인 드 네이플 컬렉션이다. 한국은 이 컬렉션의 최대 시장으로, 브랜드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번 행사는 신제품뿐 아니라 250주년을 대표하는 주요 모델을 모두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레인 드 네이플은 세계 최초의 여성 손목시계로 알려졌다.

맞다. 1810년 8월 11일 나폴레옹 보나파트르의 여동생이자 나폴리 여왕 카롤린 뮤라가 주문했고, 1812년 12월 12일 완성됐다. 워치메이커가 여성 고객을 위해 만든 최초의 손목시계였다. 이번 모델은 그 정신을 이어받아 주얼리와 시계의 경계를 허물었다.



1 레인 드 네이플 9935. 어벤추린 글라스 다이얼로 밤을 표현한 모델. 2 레인 드 네이플 8925. 25mm 사이즈의 타임온리 모델. 일출을 의미하는 골드 다이얼을 택했다. 3 칼리버 537L2의 로터는 새로운 '프티 트리아농' 기요셰를 입었다.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 '프티 트리아농' 별궁의 정원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을 형상화했다.


레인 드 네이플의 디자인이 새로워졌는데

이번 모델은 카롤린 뮤라가 즐겨 착용하던 진주 목걸이와 브레이슬릿에서 영감을 받았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해 하나의 주얼리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다이얼 테마도 새롭게 도입했다. 골드는 일출, 화이트 마더 오브 펄은 낮, 어벤추린 글라스는 밤을 뜻한다.


장식적인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나.

플래티넘 로터에 새로운 '프티 트리아농(Petit Trianon)' 기요셰 패턴을 적용했다. 베르사유 궁전 별궁의 정원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에서 따온 패턴이다. 다이얼은 선레이 브러시 마감과 브레게 아라비아 숫자, 브레게 핸즈로 완성했다. 전반적으로 우아하고 균형 잡힌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문페이즈 모델의 다이얼에 사용된 어벤추린 글라스가 인상적이다.

타히티산 마더 오브 펄 위에 어벤추린 글라스를 올렸다. 각도에 따라 오로라가 내리는 밤하늘처럼 빛이 변한다. 어벤추린 글라스를 0.2mm 두께로 성형했고, 타히티산 마더 오브 펄에 접합했다. 광학 효과를 위해 타히티산 마더 오브 펄의 결정 방향을 선별해야 했고, 매우 섬세하고 파손 위험이 큰 소재들이라 공정이 매우 까다로웠다. 문페이즈 디스크에도 어벤추린 글라스를 사용했다. 달 안에는 숨은 얼굴 모티브의 새로운 ‘시크릿 시그너처’를 넣어 섬세한 디테일을 완성했다.


최근 브레게의 이미지가 한층 젊고 세련돼졌다는 평가가 있다. 의도한 변화인가.

그렇다. 브레게의 유산은 단지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통에서 영감을 얻되,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를 '움직이는 유산(Legacy in motion)'이라 부른다. 커뮤니케이션 역시 고객 중심으로 새로워졌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의 전략은 어떻게 구상했는가.

플래그십과 직영 리테일 중심으로 전환해 브랜드의 세계관과 예술관을 직접 경험하게 했다. 아시아, 특히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새로운 세대의 고객층을 겨냥한 소통 방식을 강화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모델이 특히 인기가 많은가.

한국에서는 레인 드 네이플, 마린이 강세다. 다만 트래디션 라인의 무브먼트 디자인 미학은 한국의 하이엔드 취향과 잘 맞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한국 시장의 잠재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한국의 새로운 세대는 진정성과 클래식, 타임리스한 디자인을 중시한다. 브레게는 이러한 가치와 완벽히 부합한다. 고가의 시계일수록 유행이 아닌 영속성이 중요하며, 이 점에서 브레게와 한국 시장의 지속적인 관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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