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세이코 총괄 디자이너 마츠모토 다쿠야 인터뷰

디자이너 마츠모토 다쿠야가 킹 세이코의 유산에 대해 말하다.
  • 2026.03.07

    2026.03.09

  • By 글 다니엘라 푸슈(Daniela Pusch) | 에디터 유현선


마츠모토 다쿠야(Takuya Matsumoto)


킹 세이코 바낙(King Seiko Vanac)이 첫 등장 이후 50여 년 만에 돌아왔다. 현대적인 기계식 무브먼트와 함께, 1970년대의 개성적인 모델을 연상시키는 대담한 각진 디자인을 갖춘 모습이다. 킹 세이코는 1961년 처음 등장했다. 날카롭게 마감된 핸즈, 견고한 인덱스, 그리고 평평한 다이얼과 글라스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어 1965년에는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한 세컨드 제너레이션 KSK가 발표됐다. 1969년에는 킹 세이코 45KCM이 등장했고, 1972년에는 마침내 킹 세이코 바낙이 공개됐다. 바낙의 오리지널 모델은 1975년까지 생산됐으며, 다면 구조의 케이스, 독창적인 다이얼, 그리고 일체형 브레이슬릿이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2010년 세이코 워치코퍼레이션에 합류해 현재 킹 세이코 라인을 총괄하고 있는 디자이너 마츠모토 다쿠야(Takuya Matsumoto)를 만나, 바낙의 현대적 재해석 과정과 디자인 요소, 그리고 이 시리즈를 부활시키게 된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새로운 미학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킹 세이코 라인은 2022년 부활했다. 우리의 목표는 클래식한 킹 세이코 모델의 유산을 계승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모델들은 과거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가공 기술과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우리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손목시계를 만들고자 했다.

우리의 디자인 철학은 대담함과 정교함을 동시에 담아내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절제된 형태를 유지하는 데 있다. 그 절제 속에 깃든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했다. 동시에 최고 수준의 품질을 제공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였다.


특정 역사적 레퍼런스나 아카이브 자료를 참고했나.

특정 모델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우리의 의도가 아니었다. 대신 질문했다. 과거의 이 시리즈를 특별하게 만든 요소는 무엇이었나. 그 시계를 상징하는 핵심 개념을 정의하고, 그 개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핵심 개념이 새로운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됐나.

첫 번째는 다면 구조를 갖춘 폴리곤 형태의 케이스, 두 번째는 독창적인 다이얼 미학, 그리고 세 번째는 일체형 브레이슬릿이다. 이 세 가지 요소 가운데서도 특히 다이얼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킹 세이코 라인은 전반적으로 클래식한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바낙 시리즈는 보다 자유롭고 개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우리는 이러한 개성을 계승하는 동시에, 각진 케이스를 통해 클래식한 정체성 역시 강조하고자 했다.

케이스는 절제되고 직선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반면, 다이얼은 색채와 장식적 요소를 통해 더욱 생동감 있는 표현을 보여준다. 1960년대의 킹 세이코 디자인과 1970년대의 디자인은 상당히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두 시대의 미학을 하나의 브랜드 정체성 아래에서 조화롭게 통합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이미 KSK와 KS1969 모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새로운 바낙에 보다 독자적이고 스포티한 성격을 부여하고자 했다. 동시에 킹 세이코를 상징하는 명확하고 우아한 디자인 언어는 그대로 유지되도록 노력했다.



세이코는 킹 세이코 바낙을 통해 1972년부터 1976년까지 제작된 바낙 모델의 계보를 잇는다. 2025년형 바낙은 보다 절제된 모습으로 재해석됐지만 강한 존재감과 명확한 형태, 그리고 독창적인 스타일이라는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일체형 브레이슬릿을 선택한 이유는.

오리지널 바낙 모델 대부분이 일체형 브레이슬릿을 갖추고 있었다. 이 시리즈의 정체성을 충실하게 재현하기 위해서는 일체형 브레이슬릿이 필수적인 요소라 판단했다.


초기 디자인과 최종 모델 사이에 변화가 있나.

특히 다이얼 디자인에서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초기 스케치는 매우 절제된 형태였지만,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디테일을 정교하게 다듬고 색상을 조정했으며, 전체적인 요소를 세심하게 조화시켰다. 우리의 목표는 1970년대 오리지널 모델처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새로운 바낙에 부여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인덱스 링(Index Ring)’이라 부르는 새로운 디자인 요소와 12시 방향의 상징적인 V자 형태 인덱스가 탄생했다.




디자인 개발 초기 단계.


제품 매니저, 워치메이커, 디자이너 간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기본적으로 각 모델에 담당 디자이너가 있다. 그러나 기술자, 워치메이커, 생산 부서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개발이 진행된다. 다양한 전문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협업 과정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의사결정 구조는 달라질 수 있으며, 최종 결정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이뤄진다.



 


현재 킹 세이코 바낙 컬렉션은 세 가지 정규 모델로 구성된다. 바이올렛(SLA083), 다크 블루(SLA085), 그리고 밝은 실버(SLA087) 모델이다. 여기에 따뜻한 골드 브라운 컬러의 한정판 SLA089가 추가되며, 세이코 부티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아이스 블루 다이얼의 SLA091도 함께 선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시계를 착용하는가.

그날 가장 마음에 드는 시계를 착용한다. 특히 1960년대 킹 세이코 모델을 좋아한다. 실제로 수집하고 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밝은 색상의 다이얼을 선호한다. 그 안에서 클래식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킹 세이코의 디자이너 마츠모토 다쿠야와 독일 〈워치타임〉 편집장 다니엘라 푸슈.


앞으로 10년 후를 내다보고 시계를 디자인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1970년대 디자이너들은 당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나는 앞으로도 그러한 도전 정신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년 후 어떤 소재와 기술이 등장할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정신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내게 기계식 시계는 매우 특별한 존재다. 수많은 작은 부품이 완벽하게 맞물려 작동하며, 물리적 원리를 통해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에는 일종의 낭만이 깃들어 있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이런 기계적 정밀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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