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제품은 언제나 우리다워야”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
  • 2026.07.10

    2026.07.15

  • By 편집부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 기간에 찾은 파네라이의 뇌샤텔 매뉴팩처에서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를 만났다. 본격적인 투어에 앞서, 그가 직접 진행한 올해의 주요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직후 파네라이의 최근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Jérôme Cavadini
제롬 카바디니|파네라이 COO

2010년 파네라이에 합류해 약 8년간 브랜드 제조 부문 디렉터로 재직했다. 2018 7월부터는 파네라이의 최고운영책임자로서 고객 서비스부터 공급망까지 운영 전반을 주도 중이다


신제품 개발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기존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것과 새로운 소재나 무브먼트를 도입하는 경우다. 전자는 디자인 팀에서 시작한다. 한두 달 주기로 기획안을 검토해 향후 출시될 제품의 로드맵을 3년 단위로 구성한다. 반면 새로운 아이디어는 R&D 부서에서 출발한다. 1년에 두 번 신소재 개발에만 집중하는 세션도 있다. 참고로 신소재 아이디어의 불발률은 약 65%. 무브먼트 개발은 약 10년 단위 로드맵으로 운영 중이다. 간단한 개선부터 하이 컴플리케이션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간다.

 

루미노르 31 지오르니의 매력은 무엇인가.

실수에서 출발한 개발배경부터 흥미롭다. 과거 P.5000 무브먼트 제작 당시 실수로 배럴을 크게 설계해 시계가 14일 동안 멈추지 않고 작동한 적이 있다. 어느 날 수석 엔지니어가 “14일에 2를 곱하면 28, 즉 거의 한 달에 가까운 수치라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렇게 탄생한 이 시계에 대단히 만족 중이다. 일부 브랜드가 롱 파워 리저브와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결합한 초고가 모델을 선보이지만, 파네라이는간결한 캘린더 시계가 한 달 내내 작동한다면 어떨까에 집중했다. 정말 쿨한 아이디어다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Ref. PAM01631.

 

루미노르 31 지오르니의 디자인이 눈에 띄게 단순하다.

파네라이는 신제품 개발 시 유용성은 물론파네라이다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5m 밖에서도 파네라이 시계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9시 방향 스몰 세컨드, 빅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등 브랜드의 기본 요소는 유지하되 내부가 일부 보이는 오픈워크 다이얼을 채택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완성했다.

 

31일 파워 리저브 무브먼트를 개발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토크 리미터다. 7년의 개발 기간 중 무려 2년을 쏟아부은 기술이다. 토크가 강할수록 시계가 빨라지기 때문에, 남은 토크를 배럴이 아닌 무브먼트에 배출시키는 장치를 고안해야 했다. 테스트 끝에 초기의 5개 스프링을 3개로 줄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 높은 완성도를 위해 2024년 홍콩에서 공개 예정이었던 일정도 미뤘다

 

포지드 티타늄은 성능상 어떤 이점이 있는가

냉정히 말해 성능상의 이점은 없다. 진가는 독보적인 외관이다. 한 고객이 영국에서 구한 앤티크 다마스쿠스 스틸 소총과 어울리는 시계를 요청했지만, 그 소재는 니켈 함유량이 많아 부식이 쉬웠다.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포지드 티타늄, 일종의 다마스쿠스 티타늄이다. 혁신적이냐고 묻는다면글쎄요라고 답할 것 같다. 다만 확실한 것은 각 시계의 패턴이 유일무이하다는 것과 워치스 앤 원더스 4일 차에 들어선 현 시점, 이미 한정 수량이 모두 팔렸다는 점이다.

 

섭머저블 네이비 씰 아프니오테크™익스피리언스 Ref. PAM01089.


무거운 하프늄 소재로 제작한 섭머저블 네이비 씰 아프니오테크 익스피리언스의 실용성은 어떤가.

물론 200g의 무게는 일상 착용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델도 의미가 중요하다. 미해군 네이비 씰을 기리는 상징성과 해군 체험 프로그램, 독보적인 외관, 가공 난도를 생각하면 구매 가치는 충분하다. 하프늄은 방사능까지 차단할 정도로 밀도가 높아 핵잠수함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이번엔 프랑스에서 운 좋게 50kg을 구했지만, 최근 동유럽과 중동 정세로 수요가 급증해 향후 하프늄을 다시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거 미네르바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를 제작해 호평받았다. 이렇듯 다른 무브먼트를 사용할 계획이 있는가.

제니스나 미네르바 등 다른 브랜드와 진행한 컬래버레이션은 환상적이었다. 미네르바는 현재 몽블랑 소속으로서 같은 리치몬트 그룹에 있어 종종 마주친다. 역사와 헤리티지를 재해석한 한정판이라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다. 다만 그룹 밖 경쟁 브랜드의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파네라이는 이미 필요한 무브먼트를 생산할 훌륭한 인력과 매뉴팩처를 갖추고 있다.



파네라이가 2015년 출시한 마레 노스트럼 티타니오. 미네르바의 핸드와인딩 칼리버 13-22를 기반으로 수정한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과거 파네라이가 생산한 마레 노스트럼 같은 모델을 다시 만들 계획은 없는가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언젠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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