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시계의 시대

모건 스탠리 보고서로 본 2025년 스위스 시계 산업의 구조 변화
  • 2026.02.20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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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와 럭스컨설트(LuxeConsult)가 공동 발표한 2025년 스위스 시계 산업 보고서는 현재 시장이 명확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시장은 위축됐지만, 일부 최상위 브랜드의 지배력은 오히려 강화됐다.


2025년 스위스 시계 시장은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총 시장 규모는 약 490억 스위스프랑(약 71조원)으로 유지됐지만, 수출은 소폭 감소했고 판매량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시장의 위축이다. 지난 20년간 산업 성장을 견인해온 중국 수요가 급감했고, 미국 시장 역시 이를 상쇄하지 못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산업 전반의 위축 속에서도 상위 브랜드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 현재 약 450개의 스위스 시계 브랜드가 존재하지만, 롤렉스, 까르띠에, 오데마 피게, 오메가 단 네 개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한다. 이는 전년 대비 더욱 증가한 수치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소비가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로 집중되는 전형적인 럭셔리 산업의 특성이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동시에 ‘프리미엄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5만 스위스프랑(약 7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시계는 전체 판매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매출 성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대중적 확장이 아니라, 소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가 전략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것은 독립 브랜드들이다. 롤렉스, 파텍 필립, 오데마 피게, 리차드 밀 등은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특히 롤렉스는 생산량을 오히려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판매 가격 상승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이는 공급을 엄격히 통제하며 브랜드 희소성을 유지하는 전략이 여전히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대형 그룹 소속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스와치그룹은 가장 큰 점유율 감소를 기록했으며, 일부 하이엔드 브랜드 역시 산업의 프리미엄화 흐름 속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리치몬트 그룹은 예외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까르띠에의 강력한 성과가 다른 브랜드의 부진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2025년 스위스 시계 산업은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시장 전체는 정체 또는 축소되고 있지만, 최상위 브랜드와 초고가 제품은 오히려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는 스위스 시계 산업이 더 이상 양적 성장에 의존하지 않고,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을 기반으로 한 질적 성장 단계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스위스 시계 산업의 경쟁은 생산량이 아니라, 얼마나 강력한 브랜드와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2024 v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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