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1일, 제45회 홍콩 시계 박람회(Hong Kong Watch & Clock Fair) 및 제14회 살롱 드 타임(Salon de TIME)이 홍콩 컨벤션 센터(HKCEC)에서 개막했다.
홍콩 시계 박람회는 홍콩무역발전국(HKTDC)과 홍콩 시계 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시계 행사다. 1982년 출범했으며 본래 부품 거래, OEM·ODM, 중저가 완제품 소싱과 제품 수주 위주의 B2B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중국 본토와 동남아시아의 생산 인프라가 급부상하자, 기존 체제만으로는 마진율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에 서브 구역인 ‘브랜드 네임 갤러리(Brand Name Gallery)’를 신설해 고급 브랜드 유치에 나섰고, 2013년 이를 확대 개편해 동기간에 개최되는 고급 시계 브랜드 특화 박람회 '살롱 드 타임(Salon de TIME, 구 Salon de TE)'을 정식으로 선보였다.

홍콩 컨벤션 홀 1층에 마련된 홍콩 시계 박람회 전경.
이번 박람회의 통합 주제는 ‘시간을 통한 찬란한 순간들(Sparkling Moments Through Time)’로, 총 16개 국가 및 지역에서 630개 이상의 전시업체가 참가했다. 특히 살롱 드 타임은 올해 150개 이상의 브랜드를 유치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중 마이크로브랜드 존은 지난해 대비 참가 지역과 브랜드 수가 2배 이상 늘었으며, 노르웨이, 싱가포르,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맞이했다.

타임 터널 전시.
올해는 홍콩 시계 박람회가 출범한 지 45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이를 기념해 컨벤션 홀 입구에는 역사 특별 전시인 ‘타임 터널(Time Tunnel)’이 마련됐다. 전시는 시계 산업의 주요 소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1980~1990년대, 브랜드 네임 갤러리와 살롱 드 타임을 앞세워 OEM 제조에서 브랜드 개발로 발돋움한 2000~2010년대, 그리고 단순 제조와 홍보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입체적 플랫폼으로 확장한 2020년대 이후 등 세 구역으로 나뉘어 당시의 역사적 자료와 대표 시계를 소개한다.

홍콩 시계 박람회 부스에 전시된 브리지.
1층 박람회장에선 완성된 무브먼트는 물론, 브리지와 스크루 같은 미세 파츠부터 스트랩과 클래스프 등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소싱할 수 있다. 특히 박람회장 초입의 피콕 워치가 눈길을 끌었다. 자체 시계도 제작하지만, 브랜드 중심의 살롱 드 타임 대신 바이어와 직접 만나는 B2B 박람회에 부스를 마련한 점이 이채롭다. 피콕 워치는 별도의 무브먼트 판매도 병행한다. 자동화 설비와 대량 생산 체계, 부품 배열 재설계를 통해 기본 캘린더 무브먼트부터 고난도 투르비용까지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하고 있다.

월드 브랜드 피아자 부스.
반면 3층 살롱 드 타임은 중화권 로컬 워치메이커를 중심으로 한 완제품 브랜드 시계가 주인공이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월드 브랜드 피아자(World Brand Piazza)에서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의 시계를 선보인다. 전시품들은 1984년 설립된 홍콩의 대표 럭셔리 리테일러 프린스 주얼리 앤 워치(Prince Jewellery & Watch)가 협찬한 것으로, 올해로 16년째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보메 메르시에, 코럼, 프랭크 뮬러, 몽블랑 등 6개 브랜드의 컬렉션을 출품했다. 프라이빗 룸에서는 전시작 외에도 프린스 편집샵에서 취급하는 다채로운 럭셔리 시계를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박람회 개최에 맞춰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한 브랜드들도 시선을 모았다. 1950년대 창립된 중국의 초기 시계 제조사 상하이 워치는 상하이의 역사적 랜드마크인 더 번드시티 홀 플라자에서 영감을 얻은 팡위(FANGYU) 컬렉션을, 영국의 워치 와인더 브랜드 울프는 영국 전통 제화 디자인에서 착안한 브로그 컬렉션을 선보였다.

홍콩 국제 시계 포럼.
시계 산업의 미래를 짚어보는 부대행사도 충실했다. 개막일에 열린 홍콩 국제 시계 포럼(Hong Kong International Watch Forum)에는 중국 본토, 독일, 프랑스, 스위스, 일본, 한국의 시계협회 대표들이 모여 최신 무역 통계와 산업 동향을 공유했다. 아울러 전통 워치메이킹과 AI, 웨어러블 기기 등 신기술의 등장 사이에서 생긴 과제와 기회도 함께 다뤘다. 9월 2일 열리는 아시아 시계 컨퍼런스(Asian Watch Conference)는 ‘국제 시계 무역의 허브, 홍콩’을 주제로 진행된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수석 애널리스트가 글로벌 시장 동향을 발표하며, 이어 크로노24(Chrono24)와 라자다 홍콩(Lazada Hong Kong) 관계자가 시계 산업의 디지털 확장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Editor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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