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 피니씨모 듀얼 타임 × 비아니 할터
불가리 최초로 무브먼트를 중심으로 협업한 모델. 현대 독립시계 제작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비아니 할터(Vianney Halter)와 함께했다. 비아니 할터는 독창적인 워치메이킹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18~19세기 정밀 시계와 마린 크로노미터의 전통을 SF적 상상력과 결합해 ‘독립 시계 제작자는 자신의 세계를 시계로 온전히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선구자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1998년작 안티쿠아(Antiqua)다. 일반적인 동그란 다이얼 대신 여러 개의 원형 창을 케이스 위에 흩어놓고 시간, 날짜, 요일, 월 등의 정보를 배치했다.

비아니 할터 안티쿠아. 새로운 옥토 피니씨모 듀얼 타임에서도 안티쿠아의 모습이 떠오른다. 재미있는 사실은 어느 한쪽의 정체성도 희생하지 않은 채 불가리와 비아니 할터 두 세계의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옥토 피니씨모 특유의 기하학적 디자인과 정교한 비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아니 할터의 시그니처 요소를 세심하게 담아냈다. 2시 방향 다이얼이 시간, 8시 방향 다이얼이 두 번째 시간(GMT), 5시 방향 서브 다이얼이 낮밤 인디케이터다. 9시 부터 12시 방향까지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진 다이얼에서 날짜를 확인할 수 있다. 4개의 다이얼에는 오팔린 화이트 컬러와 블루 핸즈, 레드 컬러 화살표 모양 초침처럼 비아니 할터의 상징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불가리와 비아니 할터는 이번 협업을 위해 BVF 200 칼리버를 탄생시켰다. 기존 옥토 피니씨모의 마이크로 로터 방식 울트라 씬 칼리버 BVL 138을 기반으로 이번 협업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모듈이 더해졌다. 목표는 독특한 다중 디스플레이와 옥토 피니씨모 특유의 비율의 공존이었다. 작은 부품을 정교하게 제작하기 위해 전용 도구까지 새롭게 개발됐다. BVF 200 칼리버의 두께는 5.49mm, 케이스 두께는 9.7mm로 완성됐다.
케이스와 다이얼의 디자인 및 피니싱부터 무브먼트의 기술적 구현에 이르기까지, 시계 개발의 전 과정은 불가리 팀이 직접 총괄했다. 각 부품의 정밀도와 완성도 역시 뛰어나다. 예를 들어, 케이스에 자연스럽게 통합된 크라운 가드는 세련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방수 성능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불가리와 비아니 할터는 새로운 옥토 피니씨모 듀얼 타임을 통해 스팀펑크 스타일의 다중 디스플레이와 입체적 건축 구조가 어우러진 독창적인 미학을 일궈냈다. 후대의 시계 제작자들이 꿈꾸는 시계는 자신의 이름을 건 시계다. 비아니 할터의 안티쿠아는 그 대표작이었다. 이제 그 꿈은 불가리의 이름으로도 실현됐다. 옥토 피니씨모 듀얼 타임 × 비아니 할터는 워치메이킹의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옥토 피니씨모를 향한 불가리의 예술적, 심미적 탐구심의 한계는 어디일까. 불가리는 안도 타다오, 카즈요 세지마, 로랑 그라소, 이우환 등 유수의 예술가 및 건축가와 협업하며 끊임없이 시간과 예술의 상관 관계를 연구해왔다. 옥토 피니씨모 다즐은 시계의 가독성 자체에 도전한다는 과감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티타늄 케이스 전체를 기하학적 패턴으로 덮고 옥토 피니씨모의 건축적 이미지를 상대적으로 흐릿하게 만들었다. 불가리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신차 도로 주행 테스트 과정에서 차량의 실제 실루엣을 알아보기 어렵게 하기 위해 차체에 분절된 기하학적 패턴을 적용하는 카무플라주 기법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다. 이런 패턴일수록 섬세하고 균일하지 않으면 착시 효과가 떨어진다. 불가리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정밀한 레이저 가공 기술을 통해 시계의 티타늄 표면에 섬세하고 균일하게 패턴을 새겼다. 윤곽만 남은 듯한 시계 안에서 시간이 떠오른다. 시각적 해체의 개념을 극대화한 끝에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구현해낸 것이다. 옥토 피니씨모만의 예술적 가능성이 마침내 시계의 큐비즘에 다다랐다.
불가리 티타니오
불가리 알루미늄이 불가리 티타니오로 진화했다. 티타늄은 충격과 흠집, 부식에 강한 동시에 가볍고 착용감이 편안하므로 스포츠 워치에 한결 안성맞춤인 소재다. 1998년 등장한 불가리 알루미늄은 알루미늄과 러버라는 당시 혁신 소재를 앞세워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한 시계다. 2020년 기계식 시계로 부활한 뒤에도 특유의 더블 로고와 경량 구조를 유지하며 불가리에서 가장 캐주얼하고 개성 강한 스포츠 워치 컬렉션으로 자리하고 있다. 불가리가 이번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주역으로 삼은 티타늄은 불가리 티타니오에서 블랙 러버와 함께 다시 한번 멋진 결과물을 이뤄냈다. 불가리 티타니오는 GMT와 크로노그래프 모델 두 가지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