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1일 '홍콩 국제 시계 포럼(Hong Kong International Watch Forum)'이 홍콩 컨벤션 센터(HKCEC)에서 개최됐다.
홍콩무역발전국(HKTDC)의 주최로 주요 시계 산업국 협회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모여 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시계 산업의 가능성과 대응 방향 등 인사이트를 논의하는 자리다. 홍콩 측 주요 인사로는 윌리엄 람(William Lam) 홍콩시계제조업협회 회장, 윌 리(Will Lee) 홍콩무역발전국 소비재 및 라이프스타일 담당 이사, 벤자민 호이(Benjamin Hui) 홍콩시계업총회 이사, 노엘 차우(Noelle Chow) 홍콩시계제조협회 디렉터가 참석했다.

스위스시계산업연합회 아시아·태평양 지사장 티에리 뒤부아.
한국, 독일, 스위스, 중국, 프랑스, 일본의 핵심 관계자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김대붕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귀도 그로만(Guido Grohmann) 독일 보석·시계협회 대표이사, 티에리 뒤부아(Thierry Dubois) 스위스시계산업연합회 아시아·태평양 지사장, 류청(Lyu Cheng) 중국시계협회 회장, 피에르 부르갱(Pierre Burgun) 프랑스시계협회 회장, 이케구치 요시히로(Yoshihiro Ikeguchi) 일본시계협회 총괄매니저 등이다.
이번 포럼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 내수 경기 침체 등 가중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각국의 최신 무역 실적을 진단하고, 글로벌 시계 산업이 나아갈 이정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벤자민 호이가 진행을 맡은 산업 실태 공유와, 노엘 차우가 주도한 전통 시계 제조와 스마트 기술의 융합 방안 모색 등 두 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홍콩을 시작으로 스위스, 독일, 일본, 중국, 한국, 프랑스 등 주요국의 2025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수출입 수치와 시장 변화가 공개됐다. 대다수 참가국은 럭셔리 및 기계식 라인의 견조한 수요와 특정 가격대의 반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회복세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7년 상반기 스위스 시계 수출액 추이.

2026년 상반기 스위스 시계 가격대별 수출액 동향 (전년 동기 대비).

2026년 상반기 스위스 시계 지역별 수출액 동향 (전년 동기 대비).
특히 스위스는 이번 상반기 누적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하며 반등했다. 기계식 시계 수출액 성장률은 -0.1%로 정체됐으나 전자 및 쿼츠 시계 수출액이 7.8%, 200스위스 프랑(약 35만원)에서 500스위스 프랑(약 85만원) 사이의 중저가 시계 수출액이 17.4% 상승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소재별 수출 수량은 스틸 시계가 5%, 기타 소재(티타늄, 카본, 세라믹 등) 시계가 15% 증가했다. 또한 프랑스를 대상으로 한 수출액이 69.7%의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인상적이다. 반면 미국, 독일,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약 7%씩 감소했다.

최근 9년 상반기 독일 시계 부문 수출액 추이.
독일의 2025년 총 시계 부문 수출액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20억 1500만 유로(약 3조 1785억 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만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9억 8945만 유로(약 1조 5600억 원)를 기록하며 지난 10년래 최고치를 달성했다. 독일 내수 소매 매출은 1.8% 증가했으나 금과 귀금속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현상일 뿐, 실제 판매 수량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귀도 그로만은 “리테일러들의 재고 자산 금융 비용, 은행 대출 니즈, 보험료 부담이 급증해 오프라인 리테일 환경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독일 내수 시장이 직면한 위협을 꼽았다.

일본시계협회 총괄매니저 이케구치 요시히로.

최근 7년 일본 완제품 시계 출하량 및 출하액 동향.

2026년 일본 완제품 시계 품목별 출하액 동향(전년 동기 대비).
일본의 올해 상반기 완제품 시계 총 출하액이 1772억 8100만 엔(약 1조 547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1% 상승했다. 이케구치 요시히로는 디지털 쿼츠와 기계식 시계의 출하액이 약 30% 상승한 것을 이유로 짚으며 일본 시계 산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시계 산업 수입 및 수출 동향.
홍콩의 2025년 전체 시계 수출액은 489억 홍콩달러(약 8조 4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소폭 증가했으며, 중국은 올해 상반기 기준 90개의 주요 시계 기업의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한국은 2025년 완제품 시계 수입액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11억 달러(약 1900억 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체 시계 수입의 88%를 스위스가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지만, 스위스로의 수출 역시 급증하며 2025년 완제품 시계 총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3억 3406만 달러(약 4500억 원)로 크게 반등했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AI 및 스마트 기술과 전통 시계 제조의 융합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AI와 스마트 기술이 전통 기계식 시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품질 관리·공정 최적화 등의 정밀성을 높이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기술 도입으로 절감한 자원과 시간을 디자인과 수작업 공정에 재투입함으로써, AI 시대일수록 인간 고유의 장인정신과 브랜드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비전을 공유했다.

독일 보석·시계협회 대표이사 귀도 그로만.
독일 보석·시계협회 대표이사 귀도 그로만은 "쿼츠 파동 때처럼 초기 시장 파이를 일부 가져갔을 수 있지만, 이제 영역이 구분됐다”며 이어 “시장 파이 자체보다 시계 제조 인력의 고용 형태 변화가 클 것이며 수작업 기술을 가진 젊은 인재들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다"라며 AI 기술과 전통 시계 제조의 대면이 다음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짚었다.
Editor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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