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S LAKE BAIKAL LIMITED EDITION

지난 1월 8일 타이베이에서 오리스의 2020년 신제품 일부를 가장 먼저 만나고 왔다. 그중 바이칼 호 리미티드 에디션을 통해 브랜드가 지닌 가치관과 철학 그리고 이를 시계로 풀어내는 영민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내용

 오리스와 환경
오리스는 일찍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환경보전에 앞장서 왔다. 2010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번째 에디션을 선보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비롯해 클리퍼톤, 스태그혼 레스토레이션과 클린 오션, 블루 웨일 등 환경 단체를 후원하기 위해 한정판 시계를 선보인 것이 그 일환이다. 사실 시계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사명을 다하는 것이 조금 낯설 수도 있다. 이번 타이베이에서 진행한 행사에서 브랜드 중화권 디렉터인 데이비드 웨버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환경 문제에 대한 현실을 자각하고 이에 대해 투자해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지구를 대체할 수 있는 플랜 B는 없다’. 덧붙여 해외 매체와 진행한 브랜드 공동 CEO 롤프 스터더의 인터뷰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관을 더욱 명쾌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물을 보존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세계 시민으로서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을 느낀다. 오리스는 매년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고 세계 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구적인 조직을 찾는다’.

 


오리스 바이칼 호 리미티드 에디션
Ref. 01 733 7730 4175-Set(1999개 한정) 기능 시·분·초, 날짜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Oris 733, 28,800vph, 26스톤, 38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3.5mm, 스테인리스스틸과 세라믹, 300m 방수, 솔리드백

가격 270만원


바이칼 호의 현재
올해 오리스의 시선은 러시아에 자리한 바이칼 호수로 향했다. 바이칼 호수는 1642m 깊이와 636km 길이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깊고 큰 담수호이자 전 세계 담수 함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이다. 또한 러시아와 몽골 사이 내륙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야생 동물이 서식하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최근 독성 폐기물 1만5000톤이 바이칼 호에 유입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무분별한 관광으로 인해 바이칼 호의 오염이 심각해지는 등환경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오리스는 이에 대한 위기를 인지하고 1945년부터 시작된 바이칼 호수 수질 모니터링 프로젝트 ‘포인트 넘버 원’을 진행하는 이르쿠츠크 주립 대학 과학 연구소와 손을 잡았다. 이로써 탄생한 바이칼 호수 리미티드 에디션은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해당 프로젝트에 지원하며 바이칼 호 보호에 동참한다.



 바이칼 호 리미티드 에디션의 케이스백과 이에 영감을 준 바이칼 호의 얼어붙은 표면.


바이칼 호를 품은 시계
이번 바이칼 호 리미티드 에디션은 2017년에 새 단장을 마친 아퀴스 데이트 모델을 바탕으로 한다. 케이스 지름 43.5mm에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를 입었으며 기존과 같이 유광 폴리싱과 브러시 마감을 적절하게 조합했다. 이 시계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바로 다이얼이다. 오묘한 빛깔을 지닌 블루 다이얼은 바이칼 호가 얼었을 때 나타내는 색을 표현했는데 일반적인 쨍한 색감의 선레이 블루 다이얼과는 달리 보다 짙고 깊은 색감이 매력이다. 게다가 이 시계는 세라믹 특유의 광택을 품은 블루 베젤을 시작으로 다이얼 중앙에 올수록 색이 점점 더 밝아지는 그러데이션을 적용했는데 이는 마치 바이칼 호수 심연에서부터 빛이 투과하는 수면까지 시선이 이동하듯 특유의 깊이감마저 느껴진다. 섬세한 디테일을 자랑하는 오리스는 케이스백에도 공을 들였다. 케이스백에는 바이칼 호수가 얼었을 때 발생하는 미세한 균열과 서리 결정을 새겨 한정 모델만의 특별함과 시계가 가진 의미를 되새겼다. 시계에 탑재한 무브먼트는 기존 아퀴스 데이트 모델과 동일한 셀리타 SW 200-1 베이스의 셀프와인딩 Oris 733를 장착해 38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하며 방수 기능 역시 변함없이 300m 방수가 가능하다.​

다이얼 색에 맞춰 핸즈와 인덱스, 베젤의 60분 지점에 푸른색 슈퍼 루미노바를 적용했다.

시계의 의미
오리스는 탄생 목적에 충실하게 시계의 세세한 부분까지 재단했다. 시계를 재생 포장 상자에 담아 제공하는가 하면, 러시아가 바이칼 호수를 지키기 위해 재정한 ‘바이칼 법’ 탄생 연도인 1999년에 맞춰 1999개 한정으로 선보이며 이와 관련된 일련번호를 케이스백에 새겼다. 이 시계가 지닌 가장 큰 힘은 환경에 무관심한 이들에게도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계를 구입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바이칼 호를 보호하는 프로젝트 ‘포인트 넘버 원’에 후원하고 동참하게 이끈다. 해당 모델은 2월 국내 입고를 모두 마쳤으며 총 50개가 한국에 배정돼 함께 가치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환경 보호를 위해 꿋꿋하게 길을 걸어온 오리스의 행보를 통해 브랜드가 외치는 슬로건 ‘Go Your Own Way’를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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