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7.02

    2025.07.24

“태그호이어의 가장 큰 장점은 기술을 넘어선 감성”

지난 6월 말, 올해 최대 규모의 태그호이어 갈라 디너 행사가 서울 상암동에서 열렸다. 이를 기념해 태그호이어 CEO 앙투안 팡이 한국에 방문했다. 행사가 열리기 전 그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용


Antoine Pin 앙투안 팡 | 태그호이어 CEO

1994년 태그호이어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부쉐론, 제니스, LVMH 시계 및 주얼리 영국 지사 매니징 디렉터를 거쳐 2019년부터 불가리를 이끌었고, 2024년 태그호이어 CEO로 임명됐다.


태그호이어 복귀를 축하한다. 예전과 지금의 태그호이어는 어떻게 다른가.

메종의 영혼은 그대로다. 과거의 성과를 뛰어넘어 새로운 정점에 도달하려는 ‘바이탈 에너지(vital energy)’가 여전히 존재한다. 내가 처음 태그호이어에 합류했던 이유이자, 지금도 나를 설레게 하는 요소다. 바이탈 에너지는 내게 큰 영감을 준다. 메종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감성적 흥분을 불러일으키려는 의지도 여전하다. 달라진 점은 제조 역량이다.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과거 태그호이어는 마케팅은 강했지만 제조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제는 4개의 자체 시설을 운영하며 자체 무브먼트를 제작하고, 디자인 스튜디오와 연구개발(R&D) 부서를 갖췄다. R&D에 대규모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혁신의 속도와 깊이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곧 이 성과를 제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집중하는 과제는.

혁신에 가장 중점을 둔다. 혁신은 조직의 창끝(spearhead) 역할을 한다. 혁신이 있어야 브랜드의 모멘텀이 구축되고, 전문성과 지속적인 쇄신이 강조된다. 탁월한 혁신이 제품에 도입되면 이후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CEO로서 태그호이어의 가장 큰 매력은.
기술을 넘어선 감성. 태그호이어는 두뇌와 마음 모두에 호소한다. 두뇌에는 기술적 우수성을, 마음에는 ‘당신은 이기도록 설계됐다(Designed to Win)’는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한다. 이 조합이 사람들의 열정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태그호이어는 올해 F1 공식 타임키퍼로 복귀했다. 레이싱 및 모터스포츠 전략의 효과는.
우리의 DNA는 스포츠, 특히 모터스포츠를 통해 가장 잘 표현된다. 모터스포츠는 궁극의 정밀성과 속도를 보여주는 무대다. 1위와 2위의 차이가 수천분의 일초 단위에 불과하므로 정확한 타이밍이 필수다. 우리는 또한 런던 마라톤의 타임키퍼이기도 하다. 대중 스포츠인 마라톤은 모두가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가치를 보여준다. 모터스포츠는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지만, 스포츠 전반에서 ‘자기 극복’이라는 태그호이어의 DNA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 슬로건을 ‘Designed to Win’으로 변경한 이유는.
‘Designed to Win’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자연이 부여한 승리의 잠재력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잠재력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다. 우리는 내면의 힘을 일깨워주는 브랜드다.


전설의 F1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의 명언이기도 하다.
아일톤 세나는 우리의 앰배서더이자 레퍼런스다. 모든 사람이 다빈치를 직접 알진 않지만, 그의 명언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준다. 세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그의 철학에서는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F1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를 유추한다면.
앞서 말한 ‘기술을 넘어선 감성’이 바로 F1이 해낸 일이다. 넷플릭스 등 미디어는 ‘인간과 머신의 드라마’를 부각시켰다. 같은 팀, 같은 머신이라도 승부가 갈리는 드라이버 간 경쟁과 그 이면의 열정은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태그호이어는 올해부터 포뮬러 원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한다. 


F1 팬들이 새로운 공식 타임키퍼에게 기대하는 것은.
첫째, 완벽한 시간 측정이다. 둘째, 레이스의 극한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3km 트랙에서 2~3cm 차이’ 같은 디테일을 시각적으로 강조해 ‘소금과 후추’처럼 경기의 긴장감을 더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한국 시장은 어떻게 변한 것 같은가.
과거에는 클래식 워치 중심의 예물 시장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이 컴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한국 소비자들은 기술과 디자인을 깊이 이해하려는 열정이 크고, 전통 공예 및 예술적 배경을 발판 삼아 워치메이킹 세계를 깊이 이해하려는 욕구가 뚜렷하다. 복잡하고 발전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Designed to Win’ 슬로건이 ‘테크닉 아방가르드(Technique Avant-Garde)’ 철학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태그호이어는 19세기부터 정밀한 크로노미터 기술에 집중해왔다. 이 역사는 제조와 R&D, 그리고 스포츠 경기에서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로 발전했다. 해당 기술을 특허로 출원하기도 했다. 1920년부터는 런던과 파리 올림픽의 타임키퍼를 맡아 100여 년간 스포츠와 함께 성장했다. 자동차 경주를 측정한 것도 100년이 넘었다. 1913년 ‘타임 오브 트립(Time of Trip)’ 시계를 개발 및 공급하며 승리의 순간을 목격했고 ‘어떻게 이기는가’를 이해하려는 철학을 쌓았다. 승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피로와 두려움을 넘어서는 내면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스포츠뿐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적용된다. 스스로의 역량을 초월해 더 강하고, 더 똑똑하며, 더 창의적으로 최고의 제품과 스토리를 제안해야 한다. 이것이 태그호이어의 철학이며, 타임키퍼의 역사에서 얻은 교훈이다.

댓글0

댓글작성

관련 기사

배너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