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은 안전하게 채워지고, 조작이 쉽고, 브레이슬릿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
장점
성공적인 디자인
매우 우수한 가공
멋진 매뉴팩처 무브먼트
단점
날짜창을 확대하는 렌즈는 방해가 될 때도 있다.
최고의 상태로 조정되지 않았다.
스펙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서브마리너 데이트 (ROLEX OYSTER PERPETUAL SUBMARINER DATE) 제조사 롤렉스 시계 주식회사(Montre Rolex SA), 소재지 스위스, CH 1211, 제네바 뤼 프랑수아 뒤소 3-7 제품번호 116610LN 기능 시, 분, 초, 날짜, 스톱 세컨드 무브먼트 매뉴팩처 칼리버 3135, 셀프와인딩 방식, 28,800vph, 31스톤, 키프 충격 안전장치, 브레게 스터드가 있는 파라크롬 블루 헤어스프링, 마이크로스텔라(Microstella) 조정 스크루가 있는 글루시듀어 밸런스, 지름 28.5mm, 높이 5.37mm, 48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스테인리스스틸, 스크루 다운 케이스백,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크라운 가드, 스크루 다운 방식의 트리플록 와인딩 크라운, 300m 방수 스트랩과 버클 스테인리스스틸, 오이스터 브레이슬릿과 미세한 단위로 길이를 늘릴 수 있는 안전 버클 크기 지름 40mm, 높이 12.5mm, 무게 148g 가격 1000만원 작동 안정성 테스트(하루 중 편차 초/24시간) 다이얼 위 0 다이얼 아래 +1 크라운 위 -5 크라운 아래 -1 크라운 왼쪽 -4 크라운 오른쪽 -2 최대 포지션 간 편차 6 평균 오차 -1.8 평균 진동각 수평 포지션 295° 수직 포지션 257° |
롤렉스 서브마리너는 시계사상 처음으로 회전 베젤과 100m 방수 기능을 지원했다. 1953년 첫선을 보인 이 시계의 디자인은 당시에도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그 후에도 바꿀 것이 별로 없었다. 1959년에는 크라운 가드를 달고 케이스를 조금 키웠다. 1965년에는 날짜창을 냈다. 그 외의 변화도 아플리케 인덱스, 케이스 폴리싱, 브레이슬릿 측면, 구멍을 뚫지 않은 러그처럼 작은 것뿐이다. 가장 최근의 변화는 2010년, 스테인리스스틸 서브마리너 데이트에 세라믹 베젤을 장착한 것이다. 서브마리너는 50년 전에 태어났지만 지금도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성공적인 디자인 덕분이다. 고전적인 명품이지만 노쇠한 느낌도 나는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나 오메가 스피드마스터와는 다르다. 매끄럽게 빛을 반사하는 세라믹 베젤, 번쩍이는 검은 다이얼, 평면 처리해서 반사되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이런 요소들이 특유의 우아한 맛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가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평면 글라스에 반사 방지 처리를 하지 않아 가끔 읽기 힘들 때가 있다. 날짜도 정면에서 똑바로 보아야 한다. 사이클롭스 렌즈 때문이다. 시계를 조금이라도 돌리면 날짜 대신 다이얼의 다른 부분이 커 보인다. 하지만 렌즈의 배율은 매우 크다.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척 편리할 것이다.
서브마리너는 50년 전에 태어났지만 지금도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성공적인 디자인 덕분이다. |
바다와 일상
지금의 서브마리너를 꼭 기능성 시계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 이제 롤렉스에는 더 전문적인 다이버 시계인 씨-드웰러가 있다. 1967년에 처음 출시된 씨-드웰러는 헬륨 배출 밸브를 설치해 압력 변화에 대응하고, 롤렉스 특유의 날짜 확대경이 없다. 서브마리너는 기능성 시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대신 몸매를 관리했다. 이 시계의 두께는 12.5mm로, 수중 3,900m까지 방수가 되는 씨 드웰러 딥씨보다 5mm 이상 얇다. 덕분에 서브마리너는 좀 더 평평하고 우아해 보인다. 그렇다고 서브마리너로 바다에 뛰어들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보통 다이버는 이 정도의 성능으로도 충분하다. 서브마리너는 수중 300m까지 방수가 된다. 5개의 패킹으로 습기를 차단하는 롤렉스 트리플록 와인딩 크라운(triplock wing crown)도 설치되어 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의 소재는 바닷물에 강한 904L 스테인리스스틸이다. 한쪽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베젤도 잠수할 때 유용하다. 이 베젤은 잘 사용하면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이 된다. 분 단위의 정확한 시간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케일 위에 그려진 삼각형을 현재의 분침에 돌려 맞추면 지금 얼마 동안 국수를 끓였는지, 혹은 자동차를 몇 분이나 주차해두었는지 알 수 있다. 베젤은 아주 편안하게 회전하고, 30초 단위로 멈춘다. 돌릴 때는 금고의 번호 자물쇠를 맞출 때처럼 듣기 좋은 소리가 나서 왠지 모르게 자꾸 돌려보고 싶어진다. 2010년부터는 검은색 베젤의 소재를 세라크롬으로 변경했다. 이 소재는 표면이 매우 강해서 훨씬 덜 긁히는데, 금세 보기 흉해졌던 기존의 알루미늄과 비교하면 매우 큰 발전이다. 베젤 위에 깊이 새긴 숫자와 인덱스에는 플래티넘 가루를 채웠다. 이런 디자인은 고급스럽게 굴곡을 준 골드 핸즈와 아플리케 골드 인덱스와도 잘 어울린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가 밖으로 거의 돌출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래서 글라스 테두리의 충격 흡수 성능이 더 뛰어나다. 물론 어두울 때도 잘 읽을 수 있다. 자매 모델 딥씨처럼 다이얼에 크로마라이트(chromalight)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 소재는 기존의 슈퍼루미노바보다 더욱 밝고,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푸른 빛깔을 낸다. 12시 방향의 삼각형과 6시와 9시 방향의 막대형 인덱스가 방향을 알려주며, 베젤의 0자리에 있는 인덱스가 기준 역할을 한다. 초침에는 야간 조작에 도움이 되는 발광점이 있다.
착용감도 매우 뛰어나다. 뒤가 평평해서 편안한 케이스와 약 150g의 적당한 무게, 매끄러운 케이스와 버클 뒷면, 유연한 브레이슬릿 덕분이다. 새로운 글라이드록(Glidelock) 버클은 기존 버클보다 더 견고하고 세밀하게 길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운동한 후나 더울 때 느슨하게 풀 수 있고, 예전처럼 굳이 헐렁하게 찰 필요도 없다. 안전한 프레임과 손톱으로 쉽게 올려 열 수 있는 여닫이 덕분에 불필요하게 버클이 열리지도 않는다. 이런 구조에서도 버클 조작은 크라운과 베젤과 마찬가지로 간편하다. 마감 상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뛰어나다. 브레이슬릿과 버클 측면은 폴리싱 처리했고, 위 표면은 새틴 가공했다. 무브먼트를 생각하면 케이스 뒤가 투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1989년부터 탑재한 메뉴팩처 칼리버 3135에는 눈이 즐거운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작은 구멍을 군데군데 뚫은 로터, 오토매틱 브리지 위의 햇살 무늬, 광택 없는 줄무늬로 처리한 스테인리스스틸 부품, 각을 다듬고 폴리싱 처리한 모서리와 나사 같은 것 말이다. 붉은색 와인딩 기어(마모를 줄여주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와 작년부터 서브마리너 데이트에 들어간 푸른색 파라크롬 헤어스프링의 색상 대비도 즐겁다.
뛰어난 무브먼트
개선하기 전에도 3135는 가장 우수한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중 하나였다. 구조가 견고해서 내구성이 뛰어났고 매우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헤어스프링은 산화 코팅한 니오브와 지르코늄 합금으로 만든다. 이 합금은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기존 헤어스프링보다 충격흡수 성능도 우수하다. 역시 견고한 밸런스 브리지가 일반적으로는 한쪽으로만 고정된 밸런스 코크를 대체한다. 밸런스의 높이는 두 개의 머리 나사로 조정할 수 있다. 헤어스프링의 브레게 스터드는 스프링 덕분에 균일하게 작동하며, 밸런스 휠 안쪽의 마이크로스텔라 너트로 레귤레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조정할 수 있다. 이런
작은 요소들이 롤렉스의 명성과 가치를 만들어낸다. 손목에 차고 시행한 테스트 결과는 하루 평균 3초 느렸다. 전자 측정기에서의 테스트 결과보다 약간 기대에 못 미쳤다. 전자식 테스터기로 계측한 모든 포지션 사이의 최대 수치 편차는 6초이며, 이 역시 최적의 결과는 아니었다. 하루 평균 오차는 여기서 -1.8초. 수평과 수직 사이의 진동각 차이도 조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무브먼트라고 할 수 있다.
높은 품질의 무브먼트: 견고한 롤렉스 칼리버 3135에는 개선된 인하우스 헤어스프링이 들어간다.
브랜드 특유의 높은 이미지와 보수적인 모델 전략이 덧붙어 서브마리너의 소장 가치가 올라간다. |
서브마리너의 가격은 조금씩 오른다. 현재 선보이는 서브마리너 데이트의 가격은 1000만원으로 꽤 높다. 개선된 부품도 그만큼 많다. 대표적인 예가 긁힘에 강한 세라믹 베젤과 인하우스 헤어스프링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아도 시계는 충분히 제 값을 한다. 핸즈와 단계적으로 회전하는 베젤은 물론 무브먼트의 나사까지 정성스럽게 가공했다. 이러한 품질에 브랜드 특유의 높은 이미지와 보수적인 모델 전략이 덧붙어 서브마리너의 소장 가치가 올라간다. 구매를 위한 대기 시간이 길다는 작은 단점도 지금은 많이 해소되었다. 결론적으로, 서브마리너 데이트는 모든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아름다운 손목시계다. 큰 단점을 발견할 수는 없지만 날짜 루페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작동 안정성 테스트 결과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가공과 뛰어난 착용감, 읽기 쉽다는 점은 우리에게 무척 좋은 인상을 남겼다. 서브마리너는 명성에 걸맞은 다이버 워치의 모범이었다.
서브마리너와의 잠수
서브마리너 데이트는 잠수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해야 했다. 그래서 <크로노스>는 직접 물속으로 들어갔다. 독일 울름 인근의 호수에서 스쿠버마린 잠수 학교 강사인 옌스 쾨페(Jens Köppe)는 서브마리너를 착용한 채로 40분 동안 물속에 있었다. 그러나 그 전에 브레이슬릿의 마디를 끼워 넣어야 했다. 여러 단계로 길이를 늘릴 수 있었지만 두꺼운 잠수복이나 잠수 장갑 위에 착용할 만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잠수에 더욱 특화된 자매 모델 딥씨는 추가적인 폴더형 연장 방식
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대신 베젤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테스트 다이버는 수중 칠판에 ‘(베젤은)간편하고 부드럽게 작동한다’고 적었다. 장갑을 껴도 잠수 시간을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잠수하기 전부터 강조했던 요소인 가독성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테스트 다이버는 물속에서도 정확히 시간을 읽었다. 다이버는 숫자 대신 커다란 인덱스가 있는 단아한 디자인을 칭찬했고, 시간을 읽기도 쉬웠다고 했다. 가독성은 물속에서 매우 중요하다. 시간 계산을 잘해야 조수 간만을 예측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썰물 때 먼 바다로 밀려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두울 때, 혹은 물속의 부유물 때문에 주변이 어두컴컴해져도 시간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물속에서 시간을 확인할 때는 시계를 기울여서도 안되었는데, 시계가 바로 반사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다른 모델이 더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서브마리너는 착용감 부분에서 다시 점수를 만회했다. 테스트 다이버는 ‘매우 좋음. 방해 요소가 없음’이라고 기록했다. 심지어 이 시계는 물속에서도 고급스러웠다. “멋진 느낌. 이것이 바로 롤렉스 시계다.” 테스트 다이버의 말이다. 하지만 이렇다고 모든 다이버가 서브마리너를 차고 잠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속에서 시계는 필연적으로 긁힌다. 무거운 잠수 장비와 어쩔 수 없는 접촉이 늘 함께한다. 우리의 테스트에서도 그랬다. 1000만원짜리 시계가 긁히면 50만원짜리 시계가 긁혔을 때보다 당연히 더 가슴이 아프다. 그러니 잠수할 때 서브마리너를 착용할 것인지는 각자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서브마리너는 우리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 시계는 잠수할 때 쓸 수 있는 다이버 시계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지금의 다이버 시계는 컴퓨터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간단한 다이버 컴퓨터도 수심, 잠수 시간, 정지 시간(다이버들이 감압 멈춤 없이 현재 깊이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 같은 필수적인 잠수 정보를 보여주는데, 서브마리너는 이것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컴퓨터로 현재 시간이나 다이버가 물속에서 머무른 전체 시간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회전 베젤을 장착한 시계는 다이버 컴퓨터와 함께하는 최적의 보조 계기가 될 것이다.
테스트 결과 스트랩과 버클(9/최대 10점) 소재는 스테인리스스틸이다. 구조가 뛰어나고 가공이 우수해서 착용하기 편하다. 미세하게 길이가 조절되는 폴 더 방식 버클 덕분에 채우기 쉽다. 조작성(5/5) 크라운은 잡기 편하다. 스톱 세컨드 기능을 지원한다. 날짜도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 단계적으로 작동하는 베젤도 돌렸을 때 느낌이 좋다. 케이스(9/10) 전체적으로 가공 품질이 우수하다. 표면은 폴리싱과 새틴 처리로 마무리했다. 크라운의 고무 패킹은 섬세하다. 스테인리스스틸은 바닷물에도 견딘다. 세라믹 베젤은 한결 덜 긁힌다. 품질을 보장하는 요소들이다. 디자인(15/15) 디자인은 거의 60년 전에 완성되었고, 변화는 극히 조심스러웠다. 그럴만하다. 이 시계는 영원한 고전미를 품고 있다. 가독성(5/5) 다이얼 사이에서도 바늘이 잘 보인다. 인디케이터 안의 요소들은 밤에도 뚜렷한 푸른빛을 낸다. 다만 날짜창의 렌즈는 각도에 따라 조금 거슬릴 때도 있다. 착용감(10/10) 버클로 미세하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케이스 뒷면은 평평하고 매끄럽다. 덕분에 스테인리스스틸 브레이슬릿임에도 놀라울 정도로 편안하다. 무브먼트(18/20) 구조적으로 우수하다. 견고함, 내구성, 작동 안정에 기반한 매뉴팩처 칼리버다. 새로운 인하우스 헤어스프링까지 장착했다. 작동 안정성 결과(7/10) 최고는 아니다. 작동 안정성 값은 다소 늦고 포지션 간의 최대 편차도 적지 않다. 수평과 수직 사이의 진동각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가격 만족도(14/15) 그다지 저렴하지는 않다.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드러나는 높은 품질과 ‘서브마리너’라는 가치가 이를 상쇄한다. 크로노스 평가 92점 |
게재호
22호(2012년 09/10월)
글
알렉산더 크룹(Alexander Krupp)
Editor
크로노스 편집부
사진
닉 쇨첼(Nik Schölz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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