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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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 르캉 (Laurent Lecamp)

내용

 

사이러스 워치 공동 창업자, 칼 F. 부쉐러의 일본 CEO를 거쳐 2021년부터 몽블랑 워치를 총괄한다. 

몽블랑 워치 부문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과거에 스위스에서 시계 회사를 운영한 적이 있다. 럭셔리에 대해 쓴 책은 뉴욕 타임스에서 부문 3위 안에 들기도 했다. 이런 경력 때문인지 리치몬트 그룹에서 몽블랑 워치 매니징 디렉터를 제안했다. 우선 몽블랑의 독창성이 마음에 들었다. ‘마운티니어링’이라고 표현하는 산악 정신이 자연을 사랑하는 내 성향과 비슷하다고 느꼈고, 자신만의 역사를 일궈나가기 위해 미네르바를 인수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당신은 몽블랑 워치 세계를 새롭게 창조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물론 두려운 순간들은 있었으나,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몽블랑 워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빙하 패턴의 그라테 부아제 다이얼, 그리고 제로 옥시전 콘셉트다. 몽블랑에 입사하자마자 실제 몽블랑의 메인 빙하인 메르 드 글라스로 향했고, 특정 장소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 패턴을 그라테 부아제 다이얼로 만들었다. 몽블랑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 빙하 패턴 다이얼은 인지도가 매우 높아 현재 몽블랑의 역대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제로 옥시전 콘셉트는 인류 최초로 8000m급 고봉 14좌를 무산소 등반한 몽블랑의 마크 메이커 라인홀트 메스너에 기반한다. 나는 이 스토리가 너무 좋다. 그래서 시계 내부의 산소를 제거하고 질소를 채우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 역시 몽블랑의 확고한 정체성이 되었다.



로랑 르캉과 사이먼 메스너


스스로 탐험을 즐기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경험이 몽블랑 시계에 어떤 영감을 주는가.

좋은 질문이다. 나는 몽블랑을 사랑하고 몽블랑에 살다시피 한다. 라인홀트 메스너의 아들인 사이먼 메스너와 몽블랑 시계를 차고 남극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달리며 새로운 빙하의 색을 발견했고, 수년 안에 몽블랑 시계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런 경험은 몽블랑 시계를 만들 때 큰 도움이 되었고,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돌아왔다.


몽블랑 워치 메이킹은 이제 완전히 정착했다 보는가.

그렇다. 몽블랑은 미네르바의 정통성을 차치하고도 확고한 워치 메이커라 할 수 있다. 빙하 패턴 다이얼과 1858 지오스피어 월드타임으로 인지도를 달성했고, 6,000m의 수압을 견디는 다이버 워치 개발에도 성공했다. 롤렉스나 오메가 같은 몇몇 브랜드만 할 수 있었던 심해에의 도전을 몽블랑도 해낸 것이다. 1858 지오스피어는 미네르바가 몽블랑만을 위해 만든 무브먼트로, 북반구와 남반구의 시간을 동시에 알려주는 전 세계 유일의 시계다.


시장 반응은 만족스러운가.

몹시. 몽블랑의 영역은 독자적이고, 메시지는 명확하며, 효과적으로 반복한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항상 몽블랑의 뿌리와 일치하며, 그렇기에 성공을 확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몽블랑 시계에 새로운 컬러를 출시하는 이유는 그 컬러가 자연에, 빙하에 실제로 존재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감나무 아래 누워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식의 불확실한 기회에 기댈 필요가 없다.


미네르바에서 더욱 고전적인 드레스 워치를 기대할 수 있나.

시계 사이즈를 좀 더 줄일 생각은 있다. 하지만 미네르바 무브먼트의 아름다움은 복잡한 메커니즘에서 온다. 이 때문에 무브먼트의 두께를 혁신적으로 줄이기는 조금 어렵다. 그래서 독창성과 고전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미네르바를 확장하려 한다. 예를 들어 ‘업사이드 다운’ 메커니즘의 언베일드 크로노그래프 모델이나 푸시 버튼 없이 베젤로 조작하는 크로노그래프 모델처럼. 굉장히 고전적인 동시에 이루 말할 수 없이 혁신적이다.


몽블랑 시계에서 트렌드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트렌드보다 몽블랑의 길이 더 중요하다. 우리의 DNA는 그만큼 독특하다. 지난 3년간 출시된 시계 중 단종 모델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 고객은 우리 시계를 남과 비교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믿음이 아니라, 사실이다.


일반적인 카본 소재 대신 카본2를 사용한 까닭은. 

가이드와 함께 빙하를 공부하러 갔을 때 빙하와 이산화탄소의 관계에 대해 들었다. 이산화탄소는 빙하를 녹아내리게 하지만 반대로 빙하가 녹으면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기도 한다. 빙하 속에 이산화탄소가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계 자체를 빙하처럼 만들고 싶었다. 빙하 패턴 다이얼 주변을 이산화탄소가 감싼 형태. 그래서 탄소 섬유에 이산화탄소를 결합한 카본2를 개발했다. 재미있는 건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신이 몽블랑에서 이루고자 하는 가장 큰 목표는.

브랜드 이름처럼 정상에 도달하는 것.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누가 봐도 높은 가치를 지닌 시계를 통해. 


몽블랑 워치 역사에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내 이름이 남기를 바라지 않는다. 내가 만든 시계가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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