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 VUITTON NEW ESCALE WATCH

내용

새로운 다이얼에는 루이 비통의 DNA를 적재적소에 절묘하게 배치했다. 화려한 로고 플레이가 없어도 충분히 루이 비통의 시계다. 


에스칼 워치는 변했지만 변하지 않았다. 스리 핸즈의 고전적인 레이아웃에 여행의 시간을 담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문의 02-3432-1854



걸어서 파리로

1821년, 스위스 제네바 국경 근처에 있는 프랑스 동부의 작은 마을 양셰(Anchay). 그곳의 목공 집안에서 태어난 소년은 14세가 되자 도보로 파리로 향했다. 2년을 꼬박 걸어 파리에 도착한 그는 가업을 살려 목재 상자 제작 장인 마레샬(Marechal)에게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소년의 이름은 루이 비통,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로 자리 잡은 루이 비통의 창립자다.


솜씨를 갈고닦아 프랑스 최고의 장인으로 성장하던 무렵, 프랑스 궁정에서는 철사 따위로 만든 틀을 넣어 불룩하게 부풀린 크리놀린(Crinoline) 스커트가 유행이었다. 심지어 귀족들이 여행을 떠날 때 크리놀린 스커트 수납용 목재 상자가 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정도였다. 드레스의 형태를 망가뜨리지 않는 루이 비통의 트렁크는 호평을 받았고, 1854년 파리에서 세계 최초의 여행용 트렁크 전문점 ‘루이 비통’을 열기에 이른다.


그리 트리아농(Gris Trianon) 캔버스를 사용한 트렁크는 당시 진일보를 이룬 물건이었다. 가죽 트렁크에 비해 가볍고, 방수 처리한 원단 덕분에 침수 피해도 적었다. 이동 수단이 마차에서 배와 기차로 바뀔 것을 예견한 루이 비통은 적재하기 쉽도록 트렁크의 모든 면을 평평하게 만드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렇게 여행용 트렁크 분야를 지배한 이후, 럭셔리 토털 브랜드로 성장한 지금도 그 뿌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것이 가방이든, 옷이든, 시계든.



지름 39mm, 두께 10mm에 불과한 케이스와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인 디자인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루이 비통과 시간의 공장

루이 비통의 시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출발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과거 시계를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만 인식했던 패션 하우스의 분위기도 작용했다. 그때의 컬렉션은 약속이나 한 듯 브랜드의 역사나 테마를 반영한 디자인의 쿼츠 시계가 중심이 되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쟁쟁한 패션 하우스들이 워치 메이킹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샤넬은 케이스 전문 제조사 G&F 샤틀랭(Chatelain)을 인수해 매뉴팩처로 발전시키고 J12 컬렉션을 출범시켰다. 에르메스는 파르미지아니 소속 하이엔드 무브먼트 제조사 보셰(Vaucher)의 지분 25%를 확보해 하이엔드급 칼리버를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루이 비통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2002년 새롭게 발표한 땅부르 컬렉션을 필두로 시계 컬렉션을 재편하고 2011년 매뉴팩처 라 파브리끄 뒤 떵(La Fabrique du Temps)과 다이얼 제조사 레망 카드랑(Léman Cadran)을 인수했다. 라 파브리끄 뒤 떵은 ‘시간의 공장’이라는 뜻이다.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의 완성 이후 루이 비통의 하이 워치 메이킹과 컴플리케이션 분야는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면적이 4,000m2에 달하는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은 마스터 워치 메이커인 미셸 나바스(Michel Navas)와 엔리코 바바시니(Enrico Barvasini)가 지휘를 맡아, R&D, 3D 모델링 같은 개발과 설계 단계는 물론 무브먼트의 부품 단위를 생산하고 수준 높은 피니싱을 구현하고 있다. 실력은 곧 실적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하이엔드 무브먼트에 수여하는 인증인 제네바 실(Poinçon de Genève)을 받았고, 땅부르 까르페 디엠은 시계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인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 GPHG)에서 과감한 창의성을 뜻하는 ‘오더시티(Audacity)’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워치 메이킹의 초석을 단단하게 다진 루이 비통은 올해부터 메티에 다르에도 힘을 쏟았다. 귀족 ‘빠뜨홍(Patron, 후원자)’의 지원 아래 장인 정신을 꽃피웠던 프랑스의 전통을 살려, 무엇보다 장인과 공방의 전문성을 중시하던 루이 비통이다. 수공예 워크숍인 라 파브리끄 데 아트(La Fabrique des Arts)는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과의 이인삼각은 역시 매끄러웠다. 지난 3월 야심 차게 선보인 신제품이 그 증거다. 에나멜링, 젬세팅, 인그레이빙, 마케트리 등의 기본 기법과 샹르베를 변형한 바요네, 에나멜과 상감을 결합한 파이요네 등 응용 기법을 능수능란하게 변주하며 그간 갈고닦은 저력을 한껏 발휘했다. 그중에는 에스칼 캐비닛 오브 원더스가 있었다. 루이 비통 메티에 다르의 오트 쿠튀르인 동시에 새 시대의 에스칼을 예고하는 티저였던 것이다.


새롭게 베일을 벗은 에스칼 워치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리 핸즈 타임 온리’, 드레스 워치의 공식을 따른 첫 번째 모델이었다.

여행자의 시계 

2014년 처음으로 선보인 에스칼 워치는 ‘기항(寄港)’ 또는 ‘착륙’을 의미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루이 비통의 영원한 테마인 여행을 기능으로 구현한 점이 특징이었다. 에스칼 월드 타임이 그 대표작으로, 아름답고도 획기적인 월드 타이머로 잘 알려졌다.

다이얼 바깥쪽부터 도시, 24시간, 60분을 표시하는 총 3개 링을 이용해 전 세계 각지의 시간을 동시에 나타냈는데, 이니셜이나 문장, 기하학적 픽토그램을 손으로 그리는 루이 비통 트렁크의 독특한 개인화 서비스를 응용해 약 50시간에 걸쳐 30여가지 컬러를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승화했다. 다이얼에서 유일하게 고정된 부분은 옐로 컬러의 포인터다. 3개의 링에서 포인터가 가리키는 부분을 읽으면 각각 해당 도시(지역), 시간, 분이 된다. 바늘을 사용하지 않고도 여행자에게 시간을 알리는 독창적인 기능의 칼리버는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에서 개발했다.



트렁크 개인화 서비스인 픽토그램을 활용해 미니어처 페인팅의 장인 정신으로 완성한 에스칼 월드 타임. 




12개의 큐브가 회전하며 시를 알려주는 에스칼 스핀 타임. 


시침 대신 회전하는 큐브로 시간을 표시하는 스핀 타임(Spin Time) 역시 루이 비통 고유의 메커니즘이다. 땅부르는 물론 에스칼 컬렉션에서도 다채로운 형태를 자랑했다. 2016년의 에스칼 스핀 타임은 에스칼 월드 타임의 화려한 픽토그램을 큐브에 담았다. 낮 시간을 의미하는 밝은 색 배경의 숫자와 밤 시간을 의미하는 어두운 배경의 숫자, 그리고 2개의 픽토그램으로 큐브의 사면을 장식했다. 


다이얼 중앙의 팁(Tipped) 핸드가 한 바퀴 돌면 새로운 큐브가 회전하며 숫자를 표시하는 메커니즘으로 별도의 낮밤 인디케이터 없이 24시간을 가리킨다. 비행기를 타고 대륙과 대륙을 넘으며, 그야말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낮과 밤을 경험하는 여행자를 위한 시계다. 에스칼 스핀 타임은 큐브의 컬러나 다이얼, 케이스 소재를 달리한 버전이 여럿 등장하기도 했다. 루이 비통 투르비용의 상징인 V자 플라잉 투르비용을 다이얼 중앙에 올린 에스칼 스핀 타임 투르비용 센트럴처럼 컴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한 적도 있다. 언뜻 과시적인 시계로 비추어졌지만 실상은 실용성을 보다 창의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루이 비통 워치 메이킹의 진지한 노력이 깃든 컬렉션이었다.



현재 라인업 중 유일하게 다이얼에 메테오라이트(운석)를 사용한 그레이 모델. 



루이 비통 트렁크의 브래킷과 리벳 디자인을 적용한 러그 연결 부위는 여전히 멋지다. 


새로운 취항

작년, 루이 비통의 기함인 땅부르 워치가 대대적인 리부트를 알렸다. 케이스 일체형 브레이슬릿 워치로 변모한 뉴 땅부르는 루이 비통 하이 워치 메이킹의 성공적인 도약을 약속했다. 이번에는 땅부르 워치와 양대산맥을 이룬 에스칼 워치의 차례였다. 마침 올해는 컬렉션 탄생 10주년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새로운 에스칼 워치가 베일을 벗었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스리 핸즈 타임 온리’, 드레스 워치의 공식을 따른 첫 번째 에스칼 워치였다. 여행을 테마로 삼아, 기본적으로 화려하고 평범하지 않은 기능으로 이루어졌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루이 비통 트렁크의 브래킷과 리벳을 적용한 러그나 팔각형 크라운처럼 에스칼 워치를 정의하는 가장 큰 특징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베젤의 폭과 러그 길이를 살짝 늘리는 등 전반적으로 비율을 재조정해 좀 더 세련되고 도회적인 인상을 부여했다. 케이스와 러그의 각 부분도 새틴과 미러 폴리싱을 번갈아 처리해 시계의 선을 한층 또렷하게 그린다. 정면에서 보이는 러그 표면은 새틴 폴리싱 마감을, 리벳 디테일의 측면 표면은 미러 폴리싱을 유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핸즈를 장착하는 모습. 다이얼의 다양한 마감과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스리 핸즈 타임 온리는 언뜻 간결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여백의 미를 통해 오히려 워치 메이킹의 수준이 더욱 부각된다. 피니싱의 수준과 디테일의 완성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 파텍 필립의 칼라트라바, 랑에 운트 죄네의 1815 등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루이 비통도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뉴 에스칼 워치의 백미 역시 다이얼이다. 루이 비통의 원천과도 같은 트렁크 제작 기법을 절묘하게 반영하고, 그 콘셉트에도 충실하다. 뉴 땅부르처럼 레이어를 나눈 다이얼은 쿼터(15분)마다 배치한 브래킷과 리벳 디자인의 인덱스로 연결된 형태다. 일반적인 시계 다이얼의 화법에서는 쿼터 인덱스를 쓸 때 12시 방향은 일부러 다른 모양을 선택한다. 뉴 에스칼 워치는 쿼터 인덱스를 모두 통일한 대신 마치 동서남북의 방위를 의미하는 듯한 상징성을 간직할 수 있었다. 외양과 기능이 변했어도, 에스칼 워치가 지향하는 바는 여전히 여행이었다.


은은한 서큘러 그레인(Circular Grain) 패턴을 입힌 다이얼 가장자리, 챕터링에서 5분 단위를 나타내는 금속 스터드는 트렁크 외부에서 캔버스 천을 고정하는 로진(Lozine) 못에서 착안했다. 다이얼 안쪽을 오목하게 파고 스터드형 인덱스를 은근하게 심은 모습은 요즘 시계에서는 보기 드문 고급 디테일이다. 파텍 필립 칼라트라바 Ref. 96 빈티지 모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요소를 루이 비통이 재현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피니시의 종류를 달리한 다이얼에도 시선이 머문다. 에그셸 패턴으로 표면을 가공한 안쪽 다이얼은 루이 비통 캔버스의 질감을 재현한 것이라 한다. 다이얼 컬러에 따라서도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 특히 바다를 닮은 블루 다이얼의 깊이감이 일품이다. 그레이 다이얼은 메테오라이트(운석) 소재를 사용했다. 자세히 보면, 다이얼 레이어는 골드 테두리로 구분하는 동시에 쿼터 인덱스와의 조화를 꾀한다. 진짜 브래킷과 리벳으로 연결한 듯한 착시마저 들정도다. 루이 비통의 새로운 에스칼 워치, 스리 핸즈 타임 온리는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블루 다이얼의 오묘한 컬러가 일품. 표면 패턴은 루이 비통 캔버스의 질감을 재현한 것이라고. 



외양과 내실이 전부 충만한 LFT023 칼리버. 뉴 땅부르 워치와 동일한 무브먼트지만, 중앙 초침 방식으로 살짝 수정을 가했다. 


하이엔드 전용 엔진

뉴 땅부르 워치로 데뷔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LFT023은 차세대 루이 비통 워치 메이킹을 이끌 무브먼트다.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과 르 쎄끌르 데 오롤로제의 합작으로 제네바 천문대 크로노미터 인증(Observatoire Chronométrique de Genève, 크로노메트릭+)을 받았다. 무브먼트의 정확성만 판단하는 과거의 크로노미터 인증과 달리 방수(ISO 22810), 항자성(ISO 764), 파워 리저브 항목을 추가로 통과해야 하고, 정확성 테스트에서는 실제 착용을 시뮬레이션한 실험까지 거쳐야 한다.


이런 기능적인 우수성과 함께 마이크로 로터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설계,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피니싱은 에스칼 워치는 물론 루이 비통 워치 전반의 수준을 격상시켰다. 브리지 디자인과 마이크로 로터의 장식으로 사용한 루이 비통의 LV 이니셜, 브리지 테두리와 스톤 주변의 릴리프(Relief) 가공을 이용한 뚜렷한 높낮이, 음각 대신 양각으로 강조한 브리지 표면의 텍스트, 샌드 블래스트로 마감해 은은한 광택이 도는 표면, 모노그램 플라워 모양의 래칫 휠, 루비 대신 투명한 사파이어를 택한 스톤 등, 적재적소에 배치한 디테일과 뛰어난 피니싱 수준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그래도 결론은 단 하나, 루이 비통 하이 워치 메이킹의 워크호스로 활약하기 충분한 제원이라는 것.


결론

루이 비통은 일 년 사이 동일한 칼리버를 탑재한 플래그십을 연이어 선보였다. 작년의 뉴 땅부르 워치, 그리고 올해의 뉴 에스칼 워치다. 루이 비통 워치 컬렉션의 중추는 여전히 땅부르 워치지만 새로운 에스칼 워치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파트를 담당한다. 땅부르 워치가 케이스에서 브레이슬릿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슬릭 디자인의 스포츠 워치를 지향한다면, 가죽 스트랩의 에스칼 워치는 드레스 워치에 가깝다. 판매보증수표인 우아한 브레이슬릿 워치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그 후속작으로 귀족적인 가죽 스트랩 워치를 선택하는 전략은 영리했다. 하지만 스포츠 워치와 드레스 워치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요즘, 두 컬렉션도 스포츠 워치와 드레스 워치로 딱 잘라 한정하기는 어렵다. 확실한 사실은 뉴 에스칼 워치가 루이 비통이 10년 동안 추구한 ‘여행’ 테마를 한층 세련되고 담백한 언어로 계승해냈다는 점. 외모와 사상이 한층 성숙해진 에스칼 워치의 2막이 기대된다.



LOUIS VUITTON NEW ESCALE LINE UP

화이트, 블루, 그레이 컬러의 기본 모델. 컬러에 따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로 베젤을 장식한 특별 모델도 마련했다.



Ref. W3PG11 기능 시·분·초 케이스 지름 39mm, 로즈 골드, 50m 방수, 글라스백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LFT023, 28,800vph, 32스톤, 50시간 파워 리저브 




Ref. W3PG21 기능 시·분·초 케이스 지름 39mm, 로즈 골드, 50m 방수, 글라스백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LFT023, 28,800vph, 32스톤, 50시간 파워 리저브 




Ref. W3PT11 기능 시·분·초 케이스 지름 39mm, 플래티넘, 50m 방수, 글라스백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LFT023, 28,800vph, 32스톤, 50시간 파워 리저브 




Ref. W3PT3Y 기능 시·분·초 케이스 지름 39mm, 다이아몬드와 플래티넘, 50m 방수, 글라스백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LFT023, 28,800vph, 32스톤, 50시간 파워 리저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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