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워치 위크 2021 불가리
최근 불가리의 워치메이킹은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시계를 향한 도전입니다. 마치 기하학적인 건축을 보는듯한 신선한 디자인에 새롭게 개발한 매뉴팩처 울트라신 무브먼트를 탑재해 이제 불가리의 시계는 확고한 개성을 갖췄습니다. 이런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은 단순히 럭셔리 워치일 뿐만 아니라 기술과 전통을 중시하는 시계 애호가와 컬렉터의 마음까지 움직였다는 게 무엇보다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탄탄한 기반을 만든 불가리의 올해 신제품들은 화려한 변주입니다. 새로운 마감의 옥토 피니씨모, 더욱 디테일한 패턴에 보석을 세팅한 세르펜티, 다이얼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한 디바스 드림이 대표적입니다.
불가리의 CEO 장-크리스토프 바뱅(Jean-Christophe Babin)
게다가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답게 불가리는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창기에 불가리는 향수 제조 시설을 재빠르게 손 소독제 생산으로 전환했습니다. 또한 옥스퍼드 대학의 백신 연구소와 로마의 국립 감염병 등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료하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 기관에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불가리의 CEO 장-크리스토프 바뱅의 이야기입니다.
“2020년 초반 코로나로 인해 회사가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을 때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브랜드가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도 좋은 일을 할 뿐만이 아니라 더욱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do good, but do it much better).”
OCTO FINISSIMO S CHRONOGRAPH GMT
옥토 피니씨모 S 크로노그래프 GMT
보수적인 고급 시계 시장에서 새로운 컬렉션이 등장하는 건 꽤 드문 일입니다. 신규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건 그 이상으로 더 천천히 흘러가죠. 반세기가 넘는 긴 시간 동안 현역으로 활용하는 칼리버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과 무브먼트가 동시에 나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불가리는 2000년대 가장 큰 대업을 이룬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워치메이킹을 향한 열정으로 다니엘 로스와 제랄드 젠타 공방을 인수하고 강력한 매뉴팩처를 활성화한 불가리는 2016년 울트라신 칼리버를 탑재한 옥토 피니씨모를 선보입니다. 팔각형 미들 케이스와 원형 베젤이 합쳐진 케이스, 조각처럼 휘어지는 브레이슬릿은 비교 대상이 없는 독창적인 디자인이었죠. 게다가 세계 신기록을 다투는 얇은 두께의 무브먼트를 베이스 칼리버 없이 자체 제작해냈습니다!
이런 불가리의 혁신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첫 번째 핸드와인딩 투르비용 이후 순차적으로 미니트 리피터, 타임온리 오토매틱, 오토매틱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까지 모두 매뉴팩처 울트라신 무브먼트로 선보이는 기염을 토했죠. 어느 정도 컬렉션을 완성한 올해는 2019년 발표한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의 스틸 버전이 등장했습니다. 스리 핸즈 오토매틱 버전에서 먼저 선보인 방식인데요, 티타늄 케이스를 샌드블래스트로 무광 마감해 어두운 톤의 전작과 달리 은빛의 스틸 표면 대부분을 섬세한 결이 보이는 새틴 피니시로, 모서리와 경사진 면은 미러 폴리싱해 전통적인 고급 시계처럼 화려하게 마감했습니다. 방금 말한 것처럼 대부분의 시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조합의 마감이지만, 옥토 피니씨모 케이스 디자인이 워낙 개성적이라 더 큰 시너지가 발휘됐죠. 다이얼은 스틸 케이스와 잘 어울리는 선레이 블루 컬러에 애호가에게 인기가 많은 판다 스타일입니다.
무브먼트는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임에도 불구하고 두께가 3.3mm에 불과한 BVL 318 칼리버입니다. 이는 로터가 무브먼트 외곽을 도는 페리페럴 방식으로 설계했기에 가능한 수치입니다만, 설사 핸드와인딩이었다고 해도 놀라운 얇은 두께입니다.
케이스 전체 두께는 8.75mm로 여전히 얇지만 전작보다는 다소 두꺼운데요, 대신 방수 성능이 30m에서 100m로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모델명 S는 스틸과 함께 스포츠란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며 완벽한 럭셔리 스포츠 워치로 재탄생했습니다.
이처럼 작년부터 시작해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의 변주가 시작됐습니다. 그만큼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불가리는 옥토 피니씨모로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쉬운 예로 내로라하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모두 생산 중인 대표적인 울트라신 컴플리케이션 퍼페추얼 캘린더도 아직 등장하지 않았죠. 전통의 주얼러에서 완벽한 워치메이커로 변신한 불가리의 진격은 당분간 멈출 것 같지 않습니다.
Ref. 103467
기능 시·분·초,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불가리 BVL 318, 28,800vph, 36스톤, 55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3mm, 스테인리스스틸, 100m 방수, 글라스백
OCTO ROMA CARILLON TOURBILLON
옥토 로마 카리용 투르비용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 덕분에 한동안 불가리의 워치메이킹은 울트라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가리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제작에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이미 가장 복잡한 리피터인 그랑 소네리까지 선보였었죠. 이번 신제품 옥토 로마 카리용 투르비용은 이름만으로도 가장 복잡한 두 가지 기술이 합쳐졌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바로 투르비용과 세 개의 해머로 웨스턴민스터의 종소리를 재현하는 미니트 리피터입니다.
매트한 블랙 케이스는 DLC 코팅한 티타늄입니다. 큰 편에 속하는 지름 44mm 케이스는 내부에 빈 공간을 만들어 공명을 만들기 위한 사이즈이며, 특히 미들 케이스는 리피터의 소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한 오픈워크 형태입니다. 양옆에 대칭으로 위치한 크라운과 리피터 푸시 버튼은 화이트골드 제작해 포인트를 줬습니다. 다이얼을 보면 케이스 옆면처럼 직선적으로 컷아웃 가공한 그리드 브리지가 눈에 띄네요. 웅장한 케이스와 맞물려 마치 로마 시대의 신전을 보는 듯합니다. 옥토 로마 카리용 투르비용은 6시 방향 투르비용과 함께 다이얼 외곽과 10시 방향에 세 개의 공과 징이 위치해 미니트 리피터의 핵심 구조와 동작하는 모습을 모두 전면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피터의 속도를 제어하는 원심 조절기도 9시에 위치합니다.
케이스백을 보면 테두리에도 그리드 형식으로 구멍을 뚫었는데, 불가리가 얼마만큼 소리의 전달을 신경 썼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무려 432개의 부품으로 제작한 신형 칼리버 BVL 428은 두 개의 배럴로 각각 시간과 미니트 리피터에 동력을 제공하며, 풀 와인딩 시 파워리저브는 75시간을 제공합니다. 블랙 PVD 코팅한 브리지를 제외한 모든 부속이 은색이라 사진으로는 마치 흑백사진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멋진 대비를 보여주는데요, 플레이트에 보통 골드 컬러로 새기는 글씨까지 모두 은색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신기한 건 마모를 방지하는 주얼까지도 투명한데, 아마 루비 대신 인공 사파이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옥토 로마 카리용 투르비용은 불가리 워치메이킹의 모토 에스테티카 델라 메카니카(ESTETICA DELLA MECCANICA, 기계장치의 미학)를 대표하는 신제품입니다.
Ref. 103283(15개 한정)
기능 시·분, 투르비용, 미니트리피터, 파워리저브 인디테이터
무브먼트 매뉴팩처 핸드와인딩 불가리 BVL 428, 21,600vph, 36스톤, 75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4mm, 블랙 DLC 코팅 티타늄, 30m 방수, 글라스백
OCTO FINISSIMO S SILVERED DIAL
옥토 피니씨모 S 실버 다이얼
옥토 피니씨모의 최신형 S 시리즈의 신제품입니다. 최초의 옥토 피니씨모는 샌드블래스트로 마감한 질감과 무채색 컬러로 마치 그래픽 아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때문에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서기 위해 작년부터는 전통적인 새틴과 미러 폴리싱을 혼용한 케이스를 선보였죠. 동시에 두께가 살짝 늘어나고 스크루 다운 크라운을 통해 방수 성능까지 30m에서 100m로 높였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죠. 옥토 피니씨모 S는 개성적인 디자인, 편리한 셀프와인딩,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넓고 평평한 케이스백 면적과 브레이슬릿 안으로 숨어들어가는 양방향 폴딩 버클 덕분에 뛰어난 착용감 등 수많은 장점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제 데일리 또는 올라운더 워치로서 손색이 없죠.
옥토 피니씨모 S 실버는 다이얼을 수직 방향으로 브러싱 마감하고 케이스와 같은 실버를 적용해 톤앤톤으로 컬러를 통일했습니다. 결과적으론 다시 오리지널과 같은 모노크롬 컬러지만 화려한 마감 덕분에 느낌은 정 반대입니다. 게다가 질감 차이와 반사광으로 생기는 대비로 핸즈와 인덱스를 인식하는데도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모노톤에 거부감을 갖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그 이상으로 애호가의 심금을 울릴 것 같은 신제품입니다.
Ref. 103464
기능 시·분·초
무브먼트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불가리 BVL 138, 21,600vph, 36스톤, 60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40mm, 스테인리스스틸, 100m 방수, 글라스백
DIVA'S DREAM PEACOCK DISCHI
디바스 드림 피콕 디쉬
디바스 드림은 한편의 아름다운 오페라처럼 몽환적인 세상을 표현합니다. 다이얼 속에는 크게 세 개의 동심원이 보이는데요, 회전하는 가운데 디스크가 시, 중간에 얇은 링이 시 인덱스, 바깥의 큰 디스크가 분을 표시합니다. 핸즈의 역할은 화려한 페어컷 다이아몬드(시)와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분)가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름답게 세팅한 베젤의 다이아몬드로 분을 읽을 수 있죠. 영어로 피콕은 공작을, 디쉬는 이탈리아어로 디스크를 의미하는데요 이번 신제품은 두 개의 디스크를 공작새의 깃털을 상감 세공해 장식했습니다.
다이얼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나풀거리는 깃털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균형 잡힌 기하학적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가운데 디스크는 날개를 펼친 공작새의 중심처럼 다이아몬드를 향해 뻗어나가 완벽한 방향성이 보이고, 외곽의 디스크는 여러 개의 별을 겹친 듯한 패턴의 모서리가 모두 정확히 10분 단위에 위치합니다. 약 500개의 깃털을 사용했는데, 먼저 깃털을 청소하고 스팀 작업을 통해 광택과 유연성을 부여했습니다. 다음으론 개별적으로 다림질하고 무게추로 눌러 다이얼에 세팅했을 때 모두 같은 높이가 되도록 평평하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에 방해가 되는 부분을 잘라내는데, 절대 여백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정말 섬세한 재단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디바스 드림 피콕 디쉬는 대자연의 경이로운 색감과 아름다운 광채를 자랑합니다.
이처럼 아찔할 정도로 섬세한 깃털 장식은 전통적인 워치메이킹의 메티에다르 그 자체입니다. 과거와 달리 깃털을 이용한 수공예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가치 있죠. 러그까지 모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케이스는 로즈골드이며, 무브먼트는 이에 걸맞게 불가리의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했습니다.
Ref. 103473(50개 한정)
기능 시·분
무브먼트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불가리 BVL 308, 28,800vph, 35스톤, 42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37mm, 로즈골드, 30m 방수, 글라스백
DIVA'S DREAM PEACOCK DIAMONDS
디바스 드림 피콕 다이아몬드
이번엔 공작새를 화이트 마더 오브 펄 위에 샹르베(Champlevé) 에나멜링 기법으로 제작했습니다. 얇은 금실로 형태를 만들고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을 위해 핸드 페인팅으로 작업한 에나멜의 컬러는 무려 14가지입니다. 게다가 다이얼을 가득 채운 공작의 디자인이 정말 절묘합니다. 12시 방향 머리를 시작으로 풍만해지는 몸이 핸즈를 휘감고 있는데요, 공작의 등 방향은 케이스와도 동심을 이루면서도 꽃잎처럼 디테일하고, 아래쪽은 부채꼴로 펼쳐지는 러그와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이 화려한 공작새가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기에 드바스 드림 피콕 다이아몬드는 부채 모양의 링크로 조립한 골드 브레이슬릿까지 갖췄습니다. 케이스까지 포함해 무려 1452개의 다이아몬드(7.65캐럿)를 세팅했죠. 올해의 디바스 드림 중에 가장 화려합니다. 의외로 한정판은 아니지만, 다이얼의 제작 방식을 고려하면 생산 수량이 결코 많을 수는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무브먼트는 셀프와인딩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Ref. 103348
기능 시·분·초
무브먼트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불가리 BVL 191, 28,800vph, 26스톤, 42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37mm, 로즈골드, 30m 방수, 글라스백
SERPENTI SPIGA
세르펜티 스피가
관능적인 뱀은 불가리의 심벌 중 하나입니다. 세르펜티는 이탈리아어로 뱀을 뜻하는데요, 불가리는 오래 전부터 뱀을 모티브로 역삼각형의 머릿속에 시계를 넣고 손목을 휘감는 세르펜티 시계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물결무늬 브레이슬릿을 선보인 세르펜티 스피가가 등장했는데요, 올해 새롭게 돌아온 스피가는 브레이슬릿을 클래식한 크로스 해치 패턴, 일명 퀼팅 모양으로 디자인했습니다. 마치 모자이크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요, 신기하게 이번 세르펜티 스피가가 가장 자연스러운 뱀의 비늘처럼 느껴집니다.
세르펜티 스피가는 스틸 케이스 없이 로즈골드와 화이트골드로만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크게 손목을 감아주는 횟수에 따라 싱글 랩과 트리플 랩으로 나눠집니다. 그 외에 옵션으로 다이얼은 블랙 오팔린, 실버 마더 오브 펄이 있고, 다이얼과 트리플 랩 브레이슬릿까지 모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전도 출시했습니다. 심플한 두 핸즈를 움직이는 무브먼트는 모두 쿼츠입니다. 분명 모든 이를 위한 시계는 아닙니다만, 여성의 손목을 무엇보다 빛내줄 아이템입니다.
Ref. 103250(실버, 싱글 랩), 103252(블랙, 트리플 랩), 103251(하이주얼리)
기능 시·분
무브먼트 쿼츠
케이스 35mm, 로즈골드, 화이트골드, 30m 방수, 솔리드백
Editor
김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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